'코스피 2700', 반도체·이차전지 노려야…"해외주식은 단타 X"

입력 2020-12-06 14:54:01

4일 오후 코스피가 사상 처음 2,7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5.23포인트(1.31%) 오른 2,731.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6.15포인트(0.68%) 오른 913.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9원 내린 달러당 1,082.1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코스피가 사상 처음 2,7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5.23포인트(1.31%) 오른 2,731.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6.15포인트(0.68%) 오른 913.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9원 내린 달러당 1,082.1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 A씨는 지난 9월 초 큰 낙폭을 보였던 테슬라에 투자해 높은 평가수익을 얻었다. 11월 중순 테슬라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500 편입을 확정하면서 최근까지 주가 상승 효과가 이어진 덕이다.

다만 A씨는 테슬라가 이달 21일(현지 시각) 편입을 마치면 조만간 조정기가 올 수 있다고 보고 테슬라 수익 실현에 이은 투자 종목 전환을 꾀하고 있다.

A씨는 "마침 국내 증시가 심상찮게 급상승 조짐을 보이니 연말 배당률도 높을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를 다량 매수하고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 2,700대에 안착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저마다 한국 주도주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그간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정세와 기업 성향 등에 따른 한국 주식 가치 저평가)가 무색할 만큼 높은 관심이 쏠리다 보니 최근엔 '7만전자'(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을 돌파함을 뜻함)도 현실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에다 해외 IT성장주 숨고르기가 이어지는 만큼 해외주식보다도 국내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관련주에 좀더 무게 싣기를 추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열린 차기 행정부 경제팀 인선 발표 행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경청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 부양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2,700 시대…美 경기 부양책 기대 덕분

이달 초, 국내 증시는 눈만 뜨면 신기록 경신이다. 코스피·코스닥이 나날이 함께 신고가를 기록하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4일 코스피는 역대 최고치인 2,731.45를 기록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경기 부양책 타결 기대감에 따른 달러 약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 등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

그간 한국 주식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 국내 기업들은 지배구조 특성이나 현금 자산을 보유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배당성향이 대체로 낮다 보니 이에 투자할 매력이 적었다. 잦은 남북관계 변동도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미국 경기 부양책 타결 기대감이 날로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큰 관심으로 보이고 있다. 달러 약세가 예상되면서 반대급부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연일 강화해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대선 이후 처음 통화해 부양책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추가 부양책이 물꼬를 튼 모양새다.

미국이 경기 부양책을 시작하면 달러를 풀면서 달러 가치가 대폭 떨어질 전망이다. 이미 부양책 기대감에 달러 약세가 시작됐다. 달러 약세는 곧 신흥국 통화 강세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진다. 신흥국에 속하는 한국의 증시도 이런 영향으로 연말 상승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잠겼던 수출이 향후 백신 공급에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7월 모더나·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3상에 진입한 뒤 국내 주식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탄력 받았고, 지난달 초 화이자가 긍정적인 3상 결과를 발표한 뒤 외국인 순매수가 다시 대규모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연합뉴스

◆주도주 투자로 증시수익…"해외 주식은 배당 노린 장투만"

증권 전문가들은 국내 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투자자들도 평소와 다른 투자전략을 펼치기를 추천했다.

평소라면 '연말 배당', 해외 대형주·성장주 등을 주된 투자기준으로 삼았겠지만, 지금은 국내 시장 회복과 성장 기대를 받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대형 주도주를 좀더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반도체 관련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차전지 관련주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자동차 관련주로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차장은 "코스피가 레벨업하고 있다. 국내외 상당수 투자자들이 배당수익 기대보다는 국내 대형주 증시수익을 최우선시하며 투자한다"면서 "한국이 '반도체의 나라'로 인식되다 보니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 증가를 기대하며 매수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 혜택, 배당이라는 두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어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 증시에서 지수를 끌고가는 효자 종목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가 줄을 잇는 영향으로 이달 초 들어 액면분할 이후 역대 최고가인 7만원을 기록했다. 조만간 '8만전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받는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도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왔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3년 만에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 특별배당을 통해 주당 1천300원대 배당금을 나눠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해외 주식은 원화 강세로 인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에 단기 투자하지 않는 편을 추천했다.

류 차장은 "원화 강세 중 해외 주식에 투자하면 원달러 환전 수수료를 평소보다 높게 내야 해 환손실이 만만찮다. 증시수익과 배당수익을 모두 노릴 수 있는 종목에 장기투자하려는 게 아니라면 당분간 해외 주식에 단기 투자하지 않는 편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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