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지지율 최저치 추락…민심 거스르면 불행 피할 수 없다

입력 2020-12-04 05:00:00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로 동반 추락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처음으로 40% 선이 붕괴됐고, 민주당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이긴 하나 국민의힘에 뒤졌다. 리얼미터가 3일 공개한 전국 18세 이상 1천50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6.4%포인트 떨어진 37.4%로 나타났다. '조국 사태' 당시 41.4%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반면 부정 평가는 5.1%포인트 오른 57.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권의 무리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탓이다. 부동산 정책 등 국정 실패에 대한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도 반영된 결과다. 청와대는 지지율 추이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피해갈 게 뻔하지만 문 대통령과 정권 입장에서는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일컬어지는 핵심 지지층만 남고, 중도층은 물론 진보층 이탈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진보층에서 7.8%포인트, 중도층에서 5.5%포인트 떨어진 것이 이를 입증한다.

여론조사를 통해 표출된 민심(民心)은 분명하다. 윤 총장 찍어내기를 철회하고 법치를 유린한 추 장관을 당장 경질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민 바람과는 정반대로 가는 오기(傲氣)에 찬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 윤 총장 몰아내기가 얼마나 급했는지 공석이 된 법무부 차관 자리에 흠결투성이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추 장관을 앞세운 윤 총장 찍어내기가 난관에 부닥치자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무조건 윤 총장을 내쫓겠다는 오기만 보인다.

민심을 거역해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대통령들은 어김없이 불행한 종말을 맞았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 해임이란 최악의 수를 둔다면 앞선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민심을 받들어 문 대통령이 현명한 결정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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