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버린 컵라면·페트병…공사 측, "수질에는 문제없다"
멸종위기종 저어새 자취 감춰…전문가 "철새 서식지 보호해야"
공사 측 "年 1회 환경 미화 실시"
경북도청 신도시의 대표 저수지인 호민지가 일부 몰상식한 낚시꾼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이 저수지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들이 주변 환경과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어서다.
호민지는 당초 전체 면적 33만㎡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어졌다. 도청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수변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됐다.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만큼 수질을 오염시키는 행위가 엄연히 금지된 곳이다.
호민지 둑에는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많은 낚시꾼들이 몰려 낚시를 하고 있다. 심지어 저수지 안까지 들어가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종종 목격된다.
이로 인해 제방 안팍에는 낚시꾼들이 버린 페트병, 종이컵 등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나딩굴고 있다. 심지어 저수지 안에도 쓰레기가 둥둥 떠다녀 수질 오염까지 우려된다.
주민 A씨는 "음식물, 페트병, 비닐봉지, 먹고 남은 컵라면까지 아무 곳에나 버리는 통에 호민지 주변 전체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다. 저수지 안에도 쓰레기가 떠다닌다"고 하소연했다.
호민지에서 서식하던 여러 동물도 낚시꾼들에게 떠밀려 나가고 있다. 이곳에서 쉽게 발견된던 수달, 왜가리 등이 최근에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 저어새'도 최근 호민지에서 포착됐지만 금세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낚시꾼들에게 위협을 느낀 예민한 철새가 서식을 포기하고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박희천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예민한 노랑부리 저어새는 물 안팎으로 몰린 낚시꾼들 탓에 먹이활동도 할 수 없고 활동 범위가 좁아지면 위협을 느껴 떠날 수밖에 없다"며 "낚시꾼들이 자주 찾은 저수지나 강에서 발견되는 철새 사체 속에는 낚싯바늘도 자주 발견된다. 철새 서식지나 기착지는 낚시를 금지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호민지 저수지를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안동지사는 사실상 '나 몰라라'하고 있다. 낚시금지구역도 아니고 수질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를 조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연 1회 환경 미화를 실시하고 있고 수질도 농업 용수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현장에 나가 호민지 주변 상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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