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난이도 이견…쉬웠다지만, 중위권 이하 어려웠을수도

입력 2020-12-03 18:27:31 수정 2020-12-03 22:09:49

중위권 붕괴, 재학생과 졸업생 간 격차 심화 우려 속 수능 진행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출제 때 어렵다는 인상 안 받게 노력'
전문가들 "원격 수업 장기화 상위권 학생 비해서 고전 예상"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수험생들이 대구여자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1교시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수험생들이 대구여자고등학교 시험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1교시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서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시험 난이도가 대학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그리 어렵진 않았다고는 하지만 실제 수험생, 특히 중위권 이하 응시자의 경우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애초 이번 수능시험을 앞두고 중위권 붕괴, 재학생과 졸업생 간 학력 격차 심화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 수업이 장기화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와 지난해 9월 모의평가 영어 성적을 비교할 때 1등급 비율은 비슷한데 올해는 2~3등급 비율이 작년보다 줄고 5등급 이하 비율은 늘었다"며 "안정감 있는 비율을 유지한 상위권과 달리 중위권은 줄고 하위권이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수능시험에선 상위권 학생에 비해 중위권 이하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일정 수준에 올라 있는 상위권과 달리 중·하위권 학생들은 원격 수업 체제 속에서 혼자 공부하는 힘이 떨어져 더욱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능시험 난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부 시·도교육감은 고3을 배려해 수능 난도를 현저히 낮추자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고난도 문항(킬러 문항) 출제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의견은 달랐다. 6,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재학생과 졸업생 간 격차, 재학생 간 성적 분포 등에서 예년과 달리 특이한 점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3일 수능시험 브리핑에 나선 민찬홍 출제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재학생과 졸업생 간 성적 차이는 존재한다. 두 차례 모의평가를 분석해보니 그 차이가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며 "다만 재학생들이 코로나19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은 점은 잘 안다. 출제 계획을 세울 때 이번 시험에서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실제 입시 전문가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번 수능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학 가형이 다소 까다로웠으나 다른 영역은 지난해 수능시험과 이번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다소 쉬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에겐 그같은 예상이 실감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특히 수학 경우 고난도 문항이 쉬워졌다고 하지만 중간 난도 문항들의 수준이 다소 높아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습이 다소 부족했던 학생들은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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