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춤을 거둬라
나라가 시끄럽다. 국민은 죽을 맛이다. 코로나는 자영업자의 삶을 옥죄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되레 집값을 올리고 있다. 전세는 품절이다. 경기는 언제 회복될지 모른다. 국가부채는 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집값이 안정되고, 경제는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어설픈 정책을 비판하면, 전 정부 탓으로 돌린다.
국가 위기 속에서도 정부와 여당은 안하무인이다. 오로지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 칼을 뺐다. 검찰 개혁을 외쳤다. 초유의 수사지휘권, 감찰권, 인사권을 행사했다. 급기야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 배제 및 징계 청구를 했다. 여당도 줄기차게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은 그저 침묵하고 있다.
국민은 검찰 개혁에 의문을 갖고 있다. 바른 소리를 내야 할 지식인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 윤 총장을 쫓아내고 공수처를 출범시키면 형사 사법 정의가 바로 서는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 오죽하면 여당의 조응천 의원이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개탄의 글을 올렸겠나. 그는 "일 년 내내 계속된 코로나로 온 국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그런데 연일 집중하는 것은 공수처요 윤석열이니 지난 전당대회 직전 제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며 눈은 검찰을 향하고 있다'라고 한 것 아니겠냐, 국민들을 좀 편하게 해드리는 집권 세력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 지지가 없는 개혁은 성공하지 못한다. 위로부터의 개혁은 완수되지 않는다. 진정성 없는 정의는 거짓이다. 부디 칼춤을 거두길 바란다.
#깨춤을 멈춰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과 국민의힘 PK 의원들이 국책사업을 뒤엎고 있다. 여당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발표 직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들고나왔다. 전광석화, 일사천리다. 국민의힘 PK 의원들도 숟가락을 얹었다. 아예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에서는 볼 수 없던 속도감이다. 대구경북은 영남권 5개 자치단체 합의 정신에 어긋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검증위원회는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한 게 아니다.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을 뿐이다. 김수삼 검증위원장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취소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밀어붙이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게 순리다. 하지만 입을 다물고 있다. 그동안 국토교통부는 일관되게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했다. 바다 매립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가덕도는 4년 전 프랑스 업체의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꼴찌였다.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는 여당 소속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 때문에 치르는 것이다. 그런데 여당은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생긴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대국민 약속을 뒤집었다. 여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가덕도 신공항으로 '오거돈 성추행'을 덮으려 한다. 한 술 더 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부르자고 했다. 후안무치의 극치다. 기여도를 따진다면 '오거돈 국제공항'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제발 깨춤을 멈추길 바란다.
일찍이 시인 박노해는 권력의 속성을 간파한 시를 남겼다. 칼춤 추고, 깨춤 추는 그대들은 곱씹어 보라.
'그들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맨가슴 하나로 권력을 잡았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기 전에/ 그들 스스로 바뀌고 말았다/ 힘은 무언가를 바꾼다/ 권력은 두 번 사람을 바꾼다/ 권력을 잡으려고 스스로 변하고/ 권력을 잡고 나서 또다시 변한다/ 한번은 기대 속에/ 한번은 배신 속에'.('두 번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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