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명사수들 대구에 온 까닭은?

입력 2020-11-25 16:27:04 수정 2020-11-25 21:33:16

조현진 한국 국가대표 사격팀 총감독 "인프라도 방역도 최고"
국제사격장 좋은 시설 갖춰 전훈지 선택

'올림픽 메달을 정조준하라' 조현진 국가대표 사격팀 총감독이 24일 국가대표팀이 전지 훈련중인 대구 국제사격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최창희 기자

"K-방역을 선도하는 대구가 전지훈련 최적지로 급부상 중입니다. 사격 종목의 대중화와 뛰어난 유망주들을 발굴해 대구를 사격의 메카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지난달 27일 국가대표 사격팀 총감독직을 맡게 된 조현진 감독(61·대구시설공단 사격 실업팀)은 최근 한 달일정으로 사격대표팀을 이끌고 대구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사격 국가대표 선수단은 지도자 코치, 선수 등으로 구성돼 있고, 총감독은 권총, 소총, 산탄총으로 나뉜 사격 종목을 일괄 지휘한다.

이번에 대구로 내려온 사격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는 43명으로 내달 12일까지 대구국제사격장에서 훈련을 한다. 선수단에는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큰 명사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조감독은 "경남대와 창원시청 감독을 지내다 지난 2018년 대구시설공단 사격 실업팀 감독으로 대구와 인연을 맺었다. 제2의 사격인생을 꽃피우게 해준 대구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대표팀 전지훈련장소로 택했다. 국가대표팀 전지훈련 유치가 수준 높은 스포츠 인프라와 방역 모범도시 이미지를 널리 알릴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감독의 바람처럼 대구는 이미 국가대표 전지훈련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12월에는 자전거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대구스포츠단 훈련센터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핸드볼, 레슬링, 우슈 등의 종목들도 대구행(?)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 조감독과 대구의 인연은 길지 않다. 지난 2018년 대구시설공단 사격 실업팀이 창단될 당시 감독으로 초빙받았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소속 선수들과 함께 수많은 성적을 만들어냈다. 특히 대구에 사격을 뿌리내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대구에서 활동 중인 산탄동호회만 7개에 달하고 동호인 수는 300명을 훌쩍 넘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자랑한다. 동호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사격술을 가르치는 등 사격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감독은 3대에 걸친 사격 가족으로 유명하다. 사격 1세대인 고(故) 조경래 전 경남사격연맹 부회장이 부친이다. 자연스레 조감독도 1977년 사격계에 입문했다. 1993년부터 경남대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를 병행하면서 산탄총(클레이) 경남대표와 국가대표를 지냈다. 아들 조용성도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 중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민지가 며느리다.

베이징과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올핌픽사격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한 '사격 황제' 진종오와 부산·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4개 금메달을 획득한 손혜경(대구시설공단 사격 실업팀 소속) 등이 조감독이 키워낸 제자들이다.

조감독은 현재 일본 도쿄올림픽을 정조준 중이다. 훈련장 주변을 올림픽 분위기가 나도록 리모델링 해놨다. 선수들이 실전에 임하는 조건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 감독은 "도쿄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자 10m 공기소총과 여자 10m 공기권총 부문이다. 철저히 준비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격은 전쟁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러나 호전적이고 위험할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안전하고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세계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춘 대구 국제사격장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격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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