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밥값 올리면서 코로나 예산은 '싹둑'…과테말라 시위 격화

입력 2020-11-23 14:57:32

밀실예산 처리에 민심 분노…의회에 불지르고 대통령 사임 요구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2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국기와 손팻말 등을 들고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전날 의사당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한 시위를 벌여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수십 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과테말라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으나 교육과 건강 등 민생 복지 부문은 예산이 축소되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연합뉴스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2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국기와 손팻말 등을 들고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전날 의사당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한 시위를 벌여 2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고 수십 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과테말라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으나 교육과 건강 등 민생 복지 부문은 예산이 축소되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확산한 과테말라에서 정부·여당이 의원들 밥값을 올리면서도 코로나19 대응 예산을 대폭 삭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보수 성향 여당이 장악한 과테말라 의회는 지난주 역대 최대인 130억 달러(14조5천2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밀실에서 마련한 뒤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의회는 코로나19 대응 재정을 비롯한 보건과 교육, 인권 등 민생 복지 예산을 대폭 칼질했고, 대기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 건설에 예산의 대부분을 배정했다.

특히 의원들이 민생 예산을 깎으면서도 자신들의 식비 지원 예산을 6만5천 달러(7천260만 원)로 증액해 통과시킨 것이 드러나면서 민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지난 21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는 시민 1만여 명이 민생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수백 명이 의회에 난입해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5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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