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능 코앞에 두고 코로나 3차 유행…방역 고삐 다잡아야

입력 2020-11-23 05:00:00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4일 앞둔 지난 19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수능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4일 앞둔 지난 19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막바지 수능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30명 늘어 닷새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2∼3월 대구경북 '1차 유행', 8∼9월 수도권 '2차 유행'에 이어 우려하던 '3차 유행'이 닥쳐왔다. 이번 집단감염은 고위험시설이 아닌 직장이나 학원, 친목 모임 같은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고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해 사태가 더 심각하다.

무엇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3차 유행이 현실화해 걱정이다. 대한감염학회 등 11개 전문가 단체는 "효과적인 조치 없이 1~2주가 경과하면 하루에 1천 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1천 명 확진자 발생이란 최악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등 선제적 방역이 절실하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국민의 피로감과 불감증이 누적됐다. 코로나에 대한 위기의식이 많이 낮아져 있고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형편이다. 여기에 정부가 거리두기를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하고, 8대 소비 쿠폰 발행을 추진하는 등 코로나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을 떨어뜨린 것도 문제다. 또한 보수단체의 8·15 광화문 집회는 철저하게 차단했으면서도 민노총의 도심 집회는 신고된 장소별 인원이 100명 미만이라는 이유로 허용한 것도 코로나에 대한 이완된 분위기를 촉발했다.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철저한 방역 말고는 답이 없다. 정부는 발등의 불인 수능 대비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중환자 병상과 생활치료센터·격리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현행 거리두기 1.5단계로는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정부가 실기하지 않고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키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국민의 자발적 방역 참여가 없으면 대유행을 막을 수 없다. 각종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급적 집 안에 머물러야 한다. 철저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 사태로 힘들게 입시 준비를 해온 49만 수험생들을 생각해서라도 국민 모두가 방역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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