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는 미국 수도이자 정치 중심지 답게 수많은 기념물이 넘쳐 난다. 특히 미국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대통령 등 주요 정치인의 기념관과 그들의 이름을 딴 공공건물과 거리, 공원 등 명소가 많아 늘 관광객들로 붐빈다. 대표적인 기념물인 링컨 기념관을 비롯해 워싱턴 기념탑,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 프랭클린 루스벨트 기념관, 케네디센터,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 등은 이 도시의 위상을 말해준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기념관(도서관)은 전국에 모두 12곳이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기념관은 고향 보스턴과 사망지인 댈러스에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국가 사적 중 하나가 닉슨 기념관이다. 이곳은 '실패한 대통령을 성공적으로 추억한 곳'이라는 평가가 있을 만큼 과오로 오명을 쓴 한 정치인을 재조명한 곳이다.
닉슨 기념관은 오렌지 카운티의 소도시 요바 린다(Yorba Linda)에 있다. LA 도심에서 60㎞ 거리다. 닉슨 대통령의 생가와 무덤이 기념관과 한 울타리 안에 있다. 이 기념관은 단순히 닉슨의 시대와 그의 정치 행적을 알리고 기억하는 장소만은 아니다. 실패한 대통령의 유산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바른 정치와 민주주의 가치를 다시 되짚어보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요즘 지역민의 관심을 끄는 이슈 중 하나가 이명박 기념관이다. 그가 유·청소년기를 보낸 흥해 덕실마을에 들어선 이 기념관은 요즘 찾는 이가 뜸하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이 전 대통령이 최근 재수감되자 포항시의 예산 지원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문을 닫아야 한다는 주장과 비록 잘못은 있어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폐쇄를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은 70억원의 건립비에다 연간 5천여만원의 운영비를 생각할 때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앞서 '성공의 가치, 좌절의 가치-미국 대통령 기념관에서 노무현을 찾다'를 펴낸 김상철 전 청와대 행정관의 말처럼 기념관이 '한 인물의 성공과 좌절, 성과와 오류, 도전과 미완의 과제가 담아내는 공간'임을 상기한다면 실패한 대통령의 기념관도 필요하다. 물론 어두운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선택할 것인지는 국민의 몫이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대선 출마하나 "트럼프 상대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경원 "'계엄해제 표결 불참'은 민주당 지지자들 탓…국회 포위했다"
홍준표, 尹에게 朴처럼 된다 이미 경고…"대구시장 그만두고 돕겠다"
언론이 감춘 진실…수상한 헌재 Vs. 민주당 국헌문란 [석민의News픽]
"한동훈 사살" 제보 받았다던 김어준…결국 경찰 고발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