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K-PK '우리는 남'…민주당은 '꽃놀이패'?

입력 2020-11-18 17:47:16 수정 2020-11-18 20:36:31

국민의힘, PK 지역구 의원 많아 당 차원 대응 난항
김종인 비대위장 재보선 '모두 걸기' 각오도 부담
선거이기고 보자는 방향으로 의원들 중지 모아질 것

곽상도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17일 김해신공항 확장건설 백지화 발표에 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감사원·공익 감사 청구와 법정다툼 불사를 언급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당 차원의 대응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이 유권자 입맛에 맞춰 운신해야 하는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다 당내 현역 의원 103명 가운데 32명(부산 15명, 울산 5명, 경남 12명)이 백지화 수혜지역으로 평가받는 '부울경'에 지역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은 "김해신공항 검증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도 적극 힘을 보탤 것이고, 신공항 지원 특별법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내놓은 마당이다.

특히 당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결과에 '모두 걸기'를 예고하고 있어 대구경북으로선 더욱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위원장은 17일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견제에 나섰지만 김 위원장 특유의 독선적 성격과 선거는 당 대표가 간판이 되고 결과에 책임까지 지는 이벤트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에선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에 대한 별도의 당론 없이 각 지역 의원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방식으로 묵시적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선거부터 이기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방향으로 당내 분위기가 모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선거 때까지 TK와 PK가 상대에 대한 비난 없이 자기 얘기만 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남이다' 분위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야당의 자중지란에 여당은 의기양양하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반대하면 차기 총선에서 부산경남 민주당 후보에게 약이 될 것이고, 찬성하면 '정책 번복' 부담을 제1야당과 나눠서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