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항공동맹체 다른데…마일리지는 어떻게?

입력 2020-11-17 19:20:38

글로벌 항공 동맹체 협력 큰 항공 시장, 아시아나 항공 소속사 달라지는 것도 예민
정부 "아시아나항공 고객 손실 최소화…마일리지 제휴 서비스 늘어나 편익 커"

국내 1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지 초미의 관심사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위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1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지 초미의 관심사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위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양사의 회원제도(멤버십)와 마일리지 운영 방안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양사가 소속된 글로벌 항공 동맹 연합체가 각기 다른 데다, 대한항공에 8천400억원 규모의 부채가 더해진다는 점에서 멤버십이나 마일리지의 가치 평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멤버십과 마일리지 통합 방식과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한다.

정부에선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통합을 권고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마일리지 정책에 대해 "양사 통합 이후 마일리지는 같이 사용된다"며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사용처가 부족해 소비자 불편이 컸는데 이제 대한항공이나 관련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오히려 소비자 편익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소속한 항공동맹체
대한항공이 소속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소속사. 미주노선의 경우 델타항공(미국), 아에로멕시코(멕시코), 유럽노선은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와의 공동운항 등 협력이 활발하다. 아시아권에서는 중화항공(대만), 베트남항공 등이 속해 있다. 스카이팀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양사의 마일리지 통합 산출을 위해선 감안해야 될 부분이 적지 않다. 당장 양사의 글로벌 항공 동맹체가 달라 이 부분부터 단일화 해야 한다.

문제는 항공사들의 글로벌 협력이 늘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특정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타국적기 역시 각 항공사 소속 글로벌 동맹체에 따라 서로 상이한 것. 마일리지 적립도 특정 동맹체에 유리하게 적립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소속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다. 업계에서는 전례상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고, 스카이팀으로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도 과거 ▷콘티넨탈항공-유나이티드항공 합병 ▷란 항공-탐 항공 합병 당시 인수기업 쪽의 항공동맹체로 편입된 이력이 있다.

멤버십 등급 산정 또한 어려운 숙제다. 대한항공은 ▷모닝캄 클럽(5만마일)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50만마일) ▷밀리언 마일러 클럽(100만마일) 등 3가지 등급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골드(2만마일) ▷다이아몬드(4만마일) ▷다이아몬드플러스(10만마일) ▷플래티늄(100만마일) 등 4가지 등급이다. 거리별 마일리지적립, 항공권 별 적립 등이 모두 상이하다.

독일 교민 A(30)씨는 "평소 체류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까지 독일 국적기인 루프트한자와 아시아나항공만 이용했는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모아뒀던 루프트한자 마일리지를 호환해서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독일까지는 항공요금도 아시아나 항공이 더 저렴했고, 마일리지 적립도 더 좋아서 아쉽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항공이 소속한 항공동맹체
아시아나 항공이 소속한 항공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사. 미주노선의 경우 에어캐나다,유나이티드항공(미국), 유럽노선은 루프트한자(독일), 터키항공과의 공동운항 등 협력이 활발하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폴항공, 타이항공(태국) 등이 속해 있다. 스타얼라이언스 홈페이지 캡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의 마일리지를 부채로 떠 앉게 될 문제점도 있다. 항공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상 '이연수익'으로 분류, 일종의 부채에 속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8천416억원으로, 전체 부채(12조8,387억원)의 6.6% 수준에 달한다.

양사가 마일리지를 1:1로 통합할 경우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현재 2조5,041억원에서 3조3,457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양사 통합 부채 35조5,764억원의 9.4%에 해당하는 규모로, 대한항공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연수익은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만큼 수익으로 전환된다. 마일리지는 고객들이 항공권이나 제휴 상품을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또 2008년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의 경우 유효기간 10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된다.

실제 내년 초 시효가 만료되는 마일리지만으로 양사는 대한항공이 4,342억원 아시아나항공이 770억원 등 총 5천112억원의 이연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를 마일리지로 환산하면 255억6,000만 마일리지(1마일리지당 20원)로, 36만5,140여명이 유럽을 왕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행, 금융 업계에서 평가하는 가치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보다 1.2~1.5배 가량 높다" 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그대로 통합할 경우 부채가 커지기 때문에 가치를 낮게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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