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미국의 유명 심리학자 미셸 겔펀드(Michele Gelfand)의 저서 '선을 지키는 사회, 선을 넘는 사회'에서는 국가 공동체를 지배하는 규범의 강도가 개인의 일상과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그 규범의 정도에 따라 '빡빡함'과 '느슨함'으로 국가를 구분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를 인도, 싱가포르 등과 함께 '빡빡한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는 그 구성원의 동조성이 높고 자제력이 강하며, 범죄가 적어 사회 질서도 상대적으로 '느슨한 사회'보다 잘 잡혀 있는 문화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빡빡한 사회'의 사례로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코로나19를 말할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에서 방역 수칙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실제로 이전과 달리 거리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있고,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식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가정에서 일하는 것까지, 이 변화된 행동의 모든 원인이 바로 내가 아닌 공동체를 위하여 '선'(Rule)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나와 내 가족이 잠시의 불편과 고통을 감내한다면 그 작은 노력이 모여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비단 코로나19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 문화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민간단체의 후원금 사용 논란을 보면서 우리 정치에서 후원금이 과연 얼마나 빡빡한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정치인의 건전한 정치활동을 위해서는 돈, 즉 정치자금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치자금이 선을 잘 지키면서 깨끗하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자발적인 의무 이행을 바라고 우리 스스로 그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은 것은 정치를 '나와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선을 지키지 않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자세로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하는 정치 문화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성숙한 정치 문화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정치후원금이다. 정치후원금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국가로서 건전한 민주정치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일반 국민에게는 정치 참여의 기회 제공을, 정당이나 정치인에게는 깨끗한 정치자금의 원활한 조달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후원금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으나, 좀 더 간단한 방법은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센터에서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을 선택하여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기탁금을 기탁할 수 있으며, 결제 방법 또한 신용카드(포인트 포함), 계좌이체, 간편결제(카카오페이, 페이코, 네이버페이)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단순히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한 사람의 정치후원금 기부는 선을 지키기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이고, 그 한 걸음이 모여 '빡빡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큰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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