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의 골칫거리? 다이애나비 '검은 양' 스웨터 재출시

입력 2020-11-14 19:39:57 수정 2020-11-14 20:08:49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왕실 적응기를 다룬 한 잡지 표지. 다이애나비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왕실 적응기를 다룬 한 잡지 표지. 다이애나비가 '검은 양' 스웨터를 입고 있다. 웜앤드 원더풀 인스타그램 캡쳐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며느리인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생전에 즐겨 입어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검은 양' 문양의 스웨터가 26년 만에 재출시됐다.

미국 CNN방송은 영국 의류업체 '웜 앤드 원더풀'이 최근 미국 의류업체 로잉 블레이저스와 협업해 이 스웨터를 다시 제조·판매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웜 앤드 원더풀이 1979년 출시한 이 스웨터는 빨간색 배경 위 흰 양 수십 마리 사이에 검은 양 한 마리가 끼어 있는 디자인으로, 다이애나비가 1980년 한 폴로 경기장에서 입고 나타난 후 세계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다이애나비는 이후에도 수차례 공개 석상에 이 스웨터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언론은 그가 이 옷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영국 왕실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려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쏟아냈다. 검은 양을 뜻하는 'black sheep'은 영미권에서는 (집안,무리의) 골칫거리, 말썽꾼을 뜻하며 흔히 사용하는 관용어구다.

이 스웨터의 의미가 계속해서 회자됐던 것은 당시 다이애나비와 영국 왕실의 불화설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십거리였기 때문이다. 지난 1981년 찰스 영국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애나비는 영국, 영연방은 물론 전세계로부터 사랑 받은 영국의 왕실인사였다.

왕세자인 본인보다 부인에 더 열광하는 대중에 찰스 왕세자가 해외순방에서 '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수행해 온 사람'이라고 여러차례 언급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다이애나비는 슬하에 윌리엄(영국 왕위계승 서열2위), 해리(6위) 왕세자, 두 아들을 두었으나 찰스 왕세자의 불륜, 시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불화 등 순탄치 못한 왕실 생활을 이어오다 1992년부터 별거에 돌입, 1996년에 이혼했다.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가 생전 즐겨 입었던 검은 양 스웨터.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가 생전 즐겨 입었던 검은 양 스웨터. 'black sheep(검은 양)' 이라는 표현은 영미권에서는 (집안,무리의) 골칫거리, 말썽꾼을 뜻하는 관용어구다. 웜 앤드 원더플 인스타그램 캡쳐

이혼 후로도 활발한 봉사와 자선활동에 헌신하며 대중의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들의 추격을 피하다가 교통사고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당시 36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다이애나비를 두고 배후에 영국왕실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었다.

문제의 이 스웨터는 1980년대에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등 전 세계 대도시 백화점에서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1994년 판매가 중단됐다. 다이애나비가 입었던 실제 스웨터는 현재 영국 런던에 있는 세계 최대 공예 미술관인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CNN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도 조만간 이 스웨터가 등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출시된 이 옷의 판매가는 295달러(약 32만8천원)인데, 현재 주문 폭증으로 인해 내년 1, 2월에 배달되는 물량에 대한 예약 판매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