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님 정도껏 하세요' 말한 정성호 "하루종일 피곤해"

입력 2020-11-13 20:41:46

'여당의원마저 추 장관에게 호통' 여권 강성 지지자 욕설·항의 문자
정성호 "민생 예산 제쳐두고 특활비만… 본질 대신 껍데기만 남은 느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정성호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정성호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관님 정도껐 하십시오 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일침을 가했던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양주)이 "상식과 합리가 통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딱 한마디 했더니 하루 종일 피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체 회의에서)내년도 예산의 0.1%도 안 되고 예결위전체 질의의 1%도 안 되는 특활비(특수활동비) 논쟁만 부각됐다"며 "민생 예산이 어떻게 논의되었는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고 모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2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장관이 특활비 관련 야당 의원 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답변에 나서 설전을 벌이는 일을 반복하자 "장관님 정도껏 하십시오, 좀!"이라고 발언했다 여권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하루동안 욕설·항의 문자 폭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추 장관은 이날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과 검찰·법무부 특수활동비 문제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박 의원이 "요즘 특활비 문제로 아주 시끄럽다. 법무부 특활비 중에서 직원 격려금으로 일괄적으로 지급된 금액이 있다고 들었다"고 추 장관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추 장관이 박 의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돈 봉투 만찬 사건 기억하시나"라며 "그 이후로는 그렇게 지급되는 것은 없다"고 맞섰다. 이후 박 의원은 추 장관에게 "질문을 듣고 답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제지에 나서며 "장관은 질문에 답변해 달라. 다른 것은 말씀하지 말고 질문을 듣고 답변해 달라"며 "정도껏 하세요"라고 따끔하게 지적한 것.

이 같은 발언에 추 장관은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하겠지만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거나 하면 위원장이 제재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의 이 발언에 차분함을 지키던 정 의원은 목소리를 높여 "정도껏 하십시오. 그런(모욕적인) 질문은 없었습니다. 협조 좀 해달라"고 재차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인 정 위원장은 당내에서도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계, 친이재명계 인사로 꼽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정 위원장은 지난 2017년 이 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최측근 인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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