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항 수성사격장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취소

입력 2020-11-13 20:37:05 수정 2020-11-13 20:43:54

"주민 협의 있기 전까지 훈련하지 않겠다"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지난 10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사전 협의없는 미군 헬기 포격훈련 시행을 비난하며 수성사격장의 완전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지난 10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사전 협의없는 미군 헬기 포격훈련 시행을 비난하며 수성사격장의 완전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오는 16일 예정됐던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이 취소됐다.

국방부는 13일 "다음 주부터 예정된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을 유예하기로 했다"며 "향후 민·관·군 협의체와 같은 대화채널을 구성해 주민 여러분과 지속 소통해 나가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주민 협의 없이는 아파치헬기 훈련을 진행하지 않겠지만, 협의체를 통해 합의가 이뤄진다면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국방부는 오전 일찍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미군 측의 입장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려 오후 7시가 넘은 시각에서야 발표가 나왔다.

아파치헬기 훈련 반대를 주장하며 군과 대치까지 했던 장기면민들은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믿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석준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완전한 취소를 기대했지만 아니어서 실망감이 있다. 하지만 주민합의를 볼 때까지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니 믿고 지켜보겠다"며 "주민들과 대책회의를 거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지난 10일 오후부터 헬기 훈련과 관련된 장비가 동원되지 못하도록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길목을 농기구 등으로 봉쇄하고 군과 대치해왔다.

장기면민들은 경기 포천시 소재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운영되던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 훈련이 지난해 4월부터 주민 동의도 없이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옮겨 사격훈련을 실시하자 반발하며 '사격장 이전·폐쇄'를 주장했다.

지난 4일 오후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인근에서 진행된 주민 집회에 방문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지난 4일 오후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인근에서 진행된 주민 집회에 방문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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