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권 여당은 월성원전 1호기 검찰 수사 방해 그만두라

입력 2020-11-13 05:00:00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감사 결과 관련, 범죄 혐의자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정한 처벌과 정부의 경주시민에 대한 사과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 여당이 검찰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고발 사건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검찰 수사의 예봉을 꺾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태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이후 전광석화처럼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의 민주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정치적 목적의 편파 과잉 수사"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선을 넘은 윤석열은 당장 사퇴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해괴한 주장이고 선을 넘은 것은 오히려 여당이다. 월성원전 1호기 수사가 사실상 청와대를 향하면서 과민 반응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월성 1호기 중도 폐쇄 결론을 이미 내놓고 경제성 평가 절차를 이에 꿰맞추려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청와대 관련자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

더구나 의혹이 제기된 주요 근거는 감사원이 검찰에 제출한 7천 쪽 분량 수사 참고 자료다. 월성 1호기를 2년 더 가동할 수 있다는 실무진 보고를 받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너 죽을래?"라고 질타하고 '즉시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쓰게 했다는 증언마저 제기된 판국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및 즉시 중단 결정 과정에 심각한 법 위반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할 내용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특히 "추가 수사에 따라 범죄가 성립될 개연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수사 참고 자료를 검찰에 보냈으며 여기에 감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국회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이런데도 마치 감사원과 국민의힘, 검찰이 한통속이 되어 정부의 주요 정책에 흠집을 내기 위해 정치적 편향 수사를 한다는 정부 여당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시도다. 게다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중단과 관련된 많은 문서들이 폐기됐다는 의심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검찰은 월성원전 1호기 수사를 엄정히 진행하고, 정부 여당은 수사 방해 책동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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