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경제 한파에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우리 사회의 열기는 더욱 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코로나 사태로 곤경에 처한 대구를 돕기 위한 특별성금이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가 하면 고액 기부자 모임 신규 가입자가 올 들어 급증하고, 매일신문 '이웃 사랑' 캠페인 모금액도 10월 기준 지난해 전체 모금액을 이미 넘어설 정도로 '기부 DNA'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돕는 성숙한 시민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대구 돕기 코로나 특별성금 모금은 작은 기적이다. 지난 2월 하순 대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자 두 달 만에 7만 명이 특별성금을 보내주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연간 평균 모금액이 17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특별성금 243억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대구 시민이 다시 힘을 내고 불과 몇 달 만에 사태를 빠르게 진정시킨 것은 이처럼 이웃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아파하고 돕는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밑바탕이 됐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고액의 기부금을 선뜻 내놓은 이들의 선행은 국가와 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달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신규 회원이 20명이나 늘어 전국 1위를 기록하면서 누적 회원 165명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첫 회원 등록 이후 전국적으로 회원이 모두 2천193명(2019년 기준)임을 감안할 때 20명의 회원 증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국민 성원에 지역사회가 호응하는 선순환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이웃에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미는 기부 실천은 코로나 사태 등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크나큰 버팀목이다. 엄격한 방역 관리로 너나 할 것 없이 경제적 타격이 큰 상황에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먼저 생각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평소 내면에 잠재한 이웃 사랑의 실천 의지가 위기 때마다 표출되는 것은 한국인 특유의 강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