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권주자 급부상’ 여의도 반응 '설왕설래'

입력 2020-11-12 17:27:40 수정 2020-11-12 22:01:38

민주당 "정치하려면 사퇴를"…국민의힘 "정부·여당 사람일 뿐"
주호영 "尹 정치로 이끈 건 秋"…권영진 "국민들 새 인물 열망"
우상호 "착시현상…후보 못 돼"

윤석열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차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차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비(非)정치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1위로 떠오르자 12일 여의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야권은 윤 총장과 갈등관계에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맹폭하며 윤 총장을 응원하면서도 일각에선 경계의 눈초리를 드러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하려면 사퇴하라"고 퇴진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추 장관을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건드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한 달만 좀 참아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비꼬았다.
주 원내대표는 "검찰 직무에 열중하는 윤 총장을 추 장관이 계속 정치로 끌어내는 것 같다"며 "정치를 안 하겠다고 검찰 임무만 하겠다는 사람을 자꾸 정치로 밀어 넣는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추 장관이) '앗 뜨거워라, 큰일 났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청와대도 여권도 추 장관을 일종의 계륵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대권도전을 암중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SNS에 '민심의 눈에는 아직 다음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민들의 마음속은 혜성 같이 떠오를 새 인물에 대한 열망으로 차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하태경 의원은 "추 장관은 속으로 윤 총장이 버텨주길 바랄 것"이라며 "추 장관의 윤 총장 때리기는 비리 때문이 아니라 자기 정치 장삿속 때문이다. 친문(친문재인)에게 점수 딸 궁리만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원들의 페이스북에는 '윤 총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이 추미애인 셈'(김선동 전 사무총장),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정치적 여왕벌로 만들고 있는 일등공신'(박형준 전 의원)이라는 글도 보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이 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권 후보 인물난 속에 킹메이커를 넘어 출마설이 숙지지 않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미묘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사람 아니냐. 거기서 그 사람이 제일이라는 얘기"라며 "대통령 후보로서 지지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회의와 장외에서 윤 총장의 퇴진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박상혁 의원은 정책조정회의에서 "야권의 무기력함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평가"라며 "(윤 총장은) 명실공히 정치인이 됐다. 정치하려면 사퇴해서 당당하게 경쟁하라"고 몰아세웠다.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많은 검사와 함께 정치판에 뛰어든 것 같은 형국"이라고 비판한 뒤 "검찰은 누군가의 정치 무대이자 정치 온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우상호 의원은 특활비 문제를 재론하며 윤 총장 감찰을 주장하는 등 비리 부각에 초점을 뒀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검찰총장이 쌈짓돈처럼 부하 직원들 격려차 밥값으로 어디 가서 술 먹고 밥 먹으라는 식의 특활비는 냉정히 감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총장 지지율에 대해선 "착시현상"이라며 "설사 이 분이 정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