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어 대구도…'드론 택시' 16일 수성못에 뜬다

입력 2020-11-11 19:49:17 수정 2020-11-12 15:07:37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첫 행사, 16일 오후3시에는 대구 수성못서 시범 비행
정부 2025년까지 상용화 목표지만 한국 기술력, 빨라도 2026년 이후에나 제작 가능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 드론택시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 드론택시 'EH216'가 무인으로 시험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도심에서 첫 드론 택시가 떠오른 것에 이어 오는 16일 대구 수성못에서도 드론 택시 비행 실증 행사가 열린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드론배송·택시 등 도심항공교통 기술 현황에 대한 실증행사'에 이어 대구시와 수성구청 역시 비행 시연 행사를 계획 중인 것. 서울 도심은 물론 대구 도심에서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전기동력비행체(eVTOL), 이른바 드론 택시가 떠오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활주로 없이 프로펠러로만 떠올라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물빛무대. "위이이잉" 소리와 함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드론 택시가 상공으로 떠올랐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니 별도의 활주로가 없어도 비행체에 달려있는 프로펠러 16개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기체를 띄웠다. "위이이잉"하는 소음이 들리기도 했지만 헬기가 이륙하는 소리보다는 조용했다. 이 비행체는 땅에서 발을 뗀지 약 30초 만에 36m 상공에서 이동을 시작했다.

날개 없이 프로펠러로만 시속 130㎞로 날아다녔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인다'는 인상보다는 '붕붕 떠 다닌다'는 인상이 강했다. 비행체는 6분간 상공 36~40m 사이에서 오르내리면서 한강시민공원 일대를 두 바퀴 돌며 4.5㎞ 경로를 소화했다.

이날 비행 시범 기체는 중국업체 '이항'의 이항216(EH216)모델은 높이 1.77m에 가로 5.6m, 세로 5.6m 크기의 드론 택시는 성인 2명이 탈 수 있는 유인 비행체다. 이날 비행체 안에는 사람 대신 쌀 한가마(80㎏)가 놓였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전시된 드론택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전시된 드론택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못 상화공원에서도 비행 예정

오는 16일 오후 3시 대구 수성못 상화공원에서 열리는 드론 택시 실증 비행 시연 행사에서도 이날 서울에서 시연된 '이항' 제조 기체가 이용된다. 전기를 사용해 최대 220㎏의 사람과 화물을 싣고 최대 시속 130㎞까지 비행할 수 있다. 국토부와 대구시는 드론 택시가 상용화되면 자동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20분 안에 주파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일반인은 행사장에 입장할 수 없지만 드론 시연 관람은 가능하다. 16일 열릴 대구 시연에선 탑승자 없이 조종사의 조종을 통해 수성못 상공을 5분 정도 비행하게 된다. 비행거리는 2km 정도다. 시연 기체인 이항사의 드론은 오는 14일 대구시로 들어 온다. 국토부는 내일 대구를 방문해 최종 현장 점검에 나선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2025년부터 드론 택시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며 "향후 이착륙 포터·비행 노선· 제어 관제 시스템·지원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 과제가 남아있다. 국토부 정책에 발맞춰 드론 택시 상용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드론택시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드론택시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형 드론택시 제작은 아직 요원

지상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한 획기적인 대안이라는 정부의 의지와는 별도로 한국형 드론택시 제작은 아직 요원할 전망이다. 이번 첫 시범 비행에서 운용한 기체 역시 중국산이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월 4일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2025년 드론택시 최초 상용화 목표를 포함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시연한 드론택시가 UAM의 비행체인 것. 지상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하늘 길 출퇴근을 가능하게 할 수단이라는 게 국토부의 포부였다.

문제는 국토부가 밝힌 드론 택시 최초 상용화 시점인 2025년까지 국내 제조사에서 비행체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

현재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승차 공유 회사 우버와 함께 기체를 개발 중인데, 2028년 상용화를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6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과거 프랑스 떼제베(TGV)를 원형 그대로 들여온 1세대 고속열차 KTX 이후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개발한 2세대 KTX와 같은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두 회사가 각각 개발 중인 드론 택시는 시속 3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약 15~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인천공항과 여의도는 약 40㎞ 거리로, 초기 UAM 운행의 시범 노선으로 국토부가 발표한 구간이다. 드론 택시의 운임은 상용화 초기에는 약 11만원 선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임이 비싼 도입 초기에는 구매력이 있는 공항행 수요로 시작해, 상용화가 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비행체 비용도 낮아지면 단거리 노선도 추가될 것"이라면서 "도심 교통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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