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개발공사(이하 경북도개공)가 지난 2017년 12월 경북도청 신도시에 신축한 사옥 옆에 따로 지은 이주 직원 전용 기숙사에 거주 등록도 않은 직원이 마치 숙박시설처럼 쓸 수 있도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말썽이다. 특히 일부 직원은 기숙사에 입주하면 지급되지 않는 매달 30만원의 이주지원금까지 챙기고 기숙사도 공짜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기숙사 입주 직원의 몫인 관리비조차 회사가 수년 동안 대납하는 등 공사의 엉성한 기숙사 관리 실태가 드러났다.
이번 경북도개공의 공공시설 관리 부실 문제는 한마디로 회사의 '공공성'을 잊은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 만연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만하다. 회사는 해마다 기숙사 관리 비용 3억5천만원을 지출하면서 기숙사 등록 직원이 물도록 규정된 전기료와 도시가스, 상·하수도 요금 등을 포함한 관리비까지 대신 부담했다. 기숙사를 운영한 이후 지난 3년간 회사가 이렇게 부담한 관리비만도 3천1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숙사 등록 직원의 관리비 없는 공짜 기숙사 이용에 한술 더 떠 일부 직원들도 가세해 기숙사를 필요할 때 마음껏 이용했는데, 이들은 매달 30만원의 이주지원금까지 챙겼다. 그야말로 직원들에게 기숙사는 '꿩도 먹고, 알도 먹는' 호구였다. 이는 관리가 엉성했던 회사가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이를 막는 내부 규정이 있지만 무용지물과 같았다. 규정대로 관리를 하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은 묻혔더라면 언제까지 계속됐을지 알 수도 없다.
경북도개공은 이미 지난 2018년에도 경북도청 신도시 한옥마을에 지은 견본 주택을 경북도청 간부 공무원에게 사적 용도로 제공했다가 물의를 일으켜 경북도의 감사를 받기도 했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회사 직원을 위한 일이라 변명하겠지만, 공공시설물 관리의 허점은 분명하다. 규정을 어기고 헛되이 회삿돈을 쓴 만큼 위반 사항을 제대로 따져 책임을 묻고, 부당하게 지급된 이주지원금이나 회사가 직원 대신 납부한 관리비 역시 돌려받는 게 맞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