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무 앵커 사의 "수신료 운영 KBS가 한쪽 진영에"

입력 2020-11-09 16:22:57 수정 2020-11-09 16:57:07

사의를 밝힌 KBS 강상무 앵커. tv 화면 캡처
사의를 밝힌 KBS 강상무 앵커. tv 화면 캡처

KBS '뉴스9'(9시 뉴스) 앵커를 맡았던 황상무(56) 씨가 사의를 밝혔다.

황상무 앵커는 9일 KBS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사의 표명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황상무 앵커는 KBS에 대한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KBS에 더 이상 제가 머무를 공간이 없어졌다. 그래서 떠난다"며 "2005년 5월 3일 피눈물을 삼키며 진행한 아침 뉴스가 생각난다. 불과 몇 시간 전, 어린 자식을 영안실에 넣어 놓고 돌아선 직후였다"고 개인사를 언급,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바쳤던 KBS였다. 하지만 이제 KBS에 대한 저의 의탁을 접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황상무 앵커는 '우리 사회는 지금 매일 욕지거리와 쌍소리 악다구니로 해가 뜨고 지는 세상이 됐다'는 김훈 소설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말 그대로 온갖 말이 난무하는 사회다. 불행하게도 그 한 가운데에 KBS가 있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KBS는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된다"며 "KBS가 우리 역사의 저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자학사관을 버리고 과거 들추기를 접고 미래로의 전진을 역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상무 앵커는 현 양승동 KBS 사장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 7월 'KBS 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통해 "방송 하루 만에 KBS 보도본부가 스스로 백기를 들고 뉴스9를 통해 사과 방송을 하는 코미디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며 양승동 사장에게 대국민 사과 및 진상 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황상무 앵커는 2년 전 후배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2015년 1월부터 맡은 뉴스9 앵커 당시인 2018년 2월, 후배들로부터 '구태와 적폐의 상징'이라며 퇴진 촉구의 대상이 됐다. 이전 고대영 KBS 사장이 해임된 후 고대영 사장 시절 보도 및 제작 책임자들이 바뀌지 않으면서 그 가운데 한명인 황상무 앵커도 퇴진 요구를 받았던 것.

결국 두 달 뒤인 2018년 4월 양승동 사장이 취임하며 뉴스9에서 하차했다. 현재 황상무 앵커는 라디오뉴스팀에서 편집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상무 앵커는 1963년 강원도 평창 출신이다. 춘천고, 서울대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 등을 졸업했다.

이어 1991년 KBS에 기자로 입사한 황상무 앵커는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강원도의 KBS춘천방송총국에서 2년 동안 일한 후 서울로 왔다.

2001~2002년 뉴스9 주말 앵커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뉴스 앵커로도 나섰다. 뉴스9와 '뉴스광장' 등 뉴스 프로그램을 비롯해 '일요진단' '황상무의 시사진단' 등의 시사 프로그램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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