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무죄' 이재명, 김경수에게 "연달아 유죄 안타까워"

입력 2020-11-06 16:55:55 수정 2020-11-06 17:15:35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자 대권 구도의 잠재적 경쟁자로도 언급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 사건 항소심(2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김경수 지사가 선고를 받은 당시 이재명 지사는 국회에 출석, '국민의힘-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같은 행정을 맡은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김경수 지사를 향해 "대법원 재판이 남아있으니 잘 수습되길 바란다. 경남도정도 잘 수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처해졌다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김경수 지사보다 먼저 1, 2, 3심 전부 및 파기환송심까지 거치는 재판을 통해 지사직을 잃는 것은 물론 정치적 생명도 끝날 위기에 처했다가 극적으로 회생한 바 있다. 그 상처가 일종의 훈장이 돼 현재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함께 범여권 내지는 국내 정치권 전체에 걸쳐 대권 후보 선두 주자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당시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2018년 지방선거(경기도지사 출마) 기간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허위라는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도 받았다.

이를 다룬 1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으나,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올해 7월 3심에서 대법원이 다시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고, 이게 다시 고등법원으로 되돌아와 진행된 지난 10월 16일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무죄 판단이 나온 것이다. 이어 10월 23일 검찰이 재상고 포기 결정을 하면서 재판은 완전히 끝났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10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지 867일 만에 관련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이다. 더구나 시점이 대선 직전이라서 이재명 지사에게는 그야말로 '드라마'가 된 맥락이 없잖아 있다.

참고로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된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김경수 지사는 이재명 지사와 달리 1심(2019년 1월 30일)에서 징역 2년 유죄를 선고 받아 77일 실형을 살다가 보석으로 지사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2심(2020년 11월 6일)에서는 1심에서 선고 받았던 댓글 조작 공모에 대해서는 똑같이 징역 2년 유죄 판단을 받았으나,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공직선거법 위반('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댓글 조작 관련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이재명 지사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며 상황이 악화된 것과 비교하면, 김경수 지사는 1심에서 2건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가 이번 2심에서 1건 혐의에 대해서는 벗어났고, 이는 오히려 상황이 나아진 맥락이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벗으면서 지사직 등 정치적 생명도 방어할 수 있게 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징역 2년 선고를 받았음에도 보석이 유지된 점도 김경수 지사에게는 긍정적이다.

다만 3심에서는 2심까지 제출된 증거와 증언 등을 바탕으로 이전 재판에서 법리 해석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새로운 증거와 증언으로 결과를 뒤집는 싸움보다는, 이재명 지사의 3심처럼 법리 해석 싸움에 좀 더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1심과 2심 변함 없이 징역 2년 판단을 받은 점은 그래서 김경수 지사 측으로서는 꽤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는 풀이다. 특히 드루킹 김동원이 지난 2월 13일 대법원에서 댓글 조작 혐의로 징역 3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최종 선고(2심 원심 확정)받았다. 김경수 지사의 이번 2심은 물론 3심 법리 싸움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근거가 됐다는 분석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