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것" vs "특수 재현"…코로나 속 '빼빼로데이' 향방은?

입력 2020-11-05 14:24:21 수정 2020-11-05 15:09:08

한 해 판매량 절반 나오는 빼빼로데이 매출
코로나19 악재, 평일 호재 겹쳐
편의점업계, 비대면 판매·이색 마케팅으로 활로 뚫을까

편의점 GS25가 뉴트로 유행에 맞춰 영국 BBC 방송의 인기 캐릭터 텔레토비를 활용한 기획 상품 20종을 선보인다. 사진은 GS25 텔레토비 빼빼로. 연합뉴스
편의점 GS25가 뉴트로 유행에 맞춰 영국 BBC 방송의 인기 캐릭터 텔레토비를 활용한 기획 상품 20종을 선보인다. 사진은 GS25 텔레토비 빼빼로. 연합뉴스

한 해 빼빼로과자 농사를 좌우하는 빼빼로데이(11월 11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빼빼로데이는 코로나19 악재와 평일이라는 호재가 겹쳐 매출 전망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지난 2, 3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특수를 놓친 유통업계는 언택트(비대면) 판매와 이색 마케팅 등으로 빼빼로데이 매출 사수에 나섰다.

◆낙관 대 비관…빼빼로데이 매출 향방은

과자업계에서 빼빼로데이의 위력은 상당하다. 한 해 매출의 절반가량이 이날 단 하루에 결정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과자업계에 따르면 빼빼로 판매는 매년 9~11월에 대부분의 매출이 나온다. 특히 11월 11일이 다가올수록 일일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최대 변수가 가로막고 있는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빼빼로데이가 수요일 평일이라는 점은 호재지만 정작 빼빼로 주요 소비 주체인 10대가 기대만큼 소비를 해줄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한 해 약 1천억원인 빼빼로 매출 중 10대 비중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빼빼로는 구매한 뒤 혼자 먹기보다 주변에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빼빼로데이면 인기 많은 친구의 학교 사물함에 빼빼로가 가득 찬 경우를 떠올리면 쉽다. 때문에 빼빼로데이는 학교 수업이 열리는 평일이어야 매출이 극대화된다. 친구를 만날 수 있어야 소비도 이뤄진다는 의미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여전히 상당수 학교가 휴교 중이고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4개 시·도의 63개 학교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등교 수업일을 조정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보건당국 격리, 등교 전 자가진단, 등교 후 의심증상 등으로 미등교 중인 유치원·초·중·고교 학생만 2만7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하거나 휴원 중인 학원까지 고려하면 10대의 빼빼로 소비가 올해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빼빼로데이는 괜찮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빼빼로데이 당시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롯데제과는 매출 부진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2018년보다 10% 이상 매출이 상승했다. 2017년과 2018년 빼빼로데이는 토·일요일로 주말이었지만, 지난해 빼빼로데이는 월요일 평일이었던 점이 매출 상승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평일 효과'가 입증된 것인데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빼빼로데이가 휴일인 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지난해만큼은 못해도 재작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떨어진 정도만 돼도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편의점 CU는 다양한 업체와 컬래버해 재미를 백배 더한
편의점 CU는 다양한 업체와 컬래버해 재미를 백배 더한 '백배로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CU 제공

◆'코로나 빼빼로데이' 성공 열쇠는 역시 비대면

편의점업계는 비대면 판매를 강화하며 빼빼로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상당수 재화 판매 경로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빼빼로 역시 카카오톡 선물하기, 인스타그램 방송 등이 중요 판매처가 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빼빼로 판매 라이브방송을 진행한다. 오는 6일 오전 11시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위메프오 내 CU에서 빼빼로데이 기획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 1만원권 6천900장을 11~100% 할인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빼빼로 판매에 나섰다. 오는 11일까지 요기요에서 GS25 빼빼로 세트를 구매하면 5천원을 할인하는가 하면, G마켓과 옥션에서는 GS25 모바일 상품권, 스낵 초콜릿 등을 최대 90% 저렴하게 판매한다.

미니스톱은 8일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해 롯데제과 빼빼로 4종을 구매하면 500원을 할인하고 GS25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해태제과 빼빼로 '포키'를 구매한 고객 1천111명을 추첨해 경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색 마케팅도 '주목'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빼빼로데이 관심을 높이기 위한 편의점업계의 이색 마케팅도 눈에 띈다. 캡슐 커피머신이나 무선 이어폰 등 고가의 상품을 경품으로 내놓는가 하면 인기 캐릭터 및 영화·의류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소비자 관심을 끌기도 한다.

GS25는 텔레토비를 활용한 빼빼로 기획 상품 20종을 내놨고 숙박 앱 여기어때와 협력해 국내 숙박 상품권을 빼빼로데이 경품으로 제공한다.

CU는 속옷업체 BYC와 컬래버한 'BYC 빼빼로 패키지'를 선보인다. 러닝셔츠와 빨간 내복을 빼빼로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해 펀슈머를 겨냥했다. 또 멀티플렉스 극장 메가박스와 함께 빼빼로 3종과 영화 할인쿠폰을 담은 'CU 메가박스 쇼핑백'도 준비했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빼빼로 등 롯데제과 과자를 사고 이마트24 모바일 앱 바코드를 제시하면 추첨을 통해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머신, 애플 에어팟 2세대 등을 경품으로 내놓는다.

이에 대해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기존 마케팅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할 만한 아이디어를 짜낸 결과"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빼빼로데이 기획 상품 10종. 롯데제과 제공
롯데제과 빼빼로데이 기획 상품 10종. 롯데제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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