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최대 파벌 수장 복귀하나…보폭 확대·우익본색 시동

사흘간 지역구 돌며 지지자 만나고 도쿄서 보수·우파 의원 모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지난달 24일 납북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의 장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최근 우익 지도자로 보폭을 넓히면서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 수장에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달 1∼3일 지역구가 있는 야마구치(山口)현을 방문해 지지자를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을 벌였다. 그는 사의를 표명할 당시 건강 회복에 주력하겠다면서 앞으로는 '한 명의 의원'으로 활동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요즘 들어 건강이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자신의 정치적 비원인 개헌(改憲)에 관한 의지를 표명했다.

아베는 야마구치현 나가토(長門)시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약이 잘 들어서 몸 상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는 "야당이 아베 정권이 이어지는 동안은 헌법 개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이라서 그런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며 "헌법 논의야말로 국회의원이 견해를 드러낼 기회다. 한층 (개헌 논의의) 기운을 높이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베는 야마구치 현청, 나가토 시청, 시모노세키(下關) 시청 등을 차례로 방문해 전직 비서 등을 만나는 등 측근들과도 접촉했다.

그는 최근 퇴임 후 두 번이나 도쿄의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보수·우익 세력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의원 모임인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나 '창생일본' 행사에도 나가는 등 보수·우파 세력의 결집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갔다.

아베 전 총리는 이르면 내년에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로 복귀할 의향도 주변에 드러냈다며 그가 복귀할 경우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호소다 파의 한 중견 의원은 아베가 복귀할 경우 "파벌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것이다"며 아베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