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판문점서 "사랑하는 북녘 동포. 평화의 시간 설계하자"

입력 2020-11-04 15:54:29

견학지원센터 개소식 참석…"연락채널 복원·판문점내 이산상봉과 자유왕래 제안"
미 대선 관련 "어떤 상황이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척 만반의 준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4일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새로운 평화의 시간을 다시 설계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판문점 견학 지원센터 개소식 기념사에서 북측 주민들을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이라고 부른 뒤 "이 길을 따라 더 큰 왕래로 가자"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판문점은 9·19 군사합의가 지켜지고 있는 합의 이행의 현장"이라며 "지금 남북의 시간은 잠시 멈춰 있고 신뢰와 관계복원을 위한 과제들도 남겨두고 있지만, 판문점은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평화를 향한 '세 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을 하며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이기를 소망한다"면서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가동을 촉구했다.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과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 왕래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산가족의 절실함을 생각할 때 판문점에서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돼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 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 방식으로라도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판문점 내 자유 왕래에 대해서는 "남북의 경계를 넘는 평화의 한 걸음을 수많은 사람이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 낼 때"라며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개소식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남북관계는 아직까지 상황을 격화시키거나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는 좀 개선하는 쪽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1월 초로 예정된 북한 당대회 등 정치 일정을 통해 북측이 (남북관계) 현상을 변동시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선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어떤 상황이 되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진척시킬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선 결과가 새로운 정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측면을 주목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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