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명불허전'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입력 2020-11-04 14:12:51 수정 2020-11-04 16:16:06

1m 가까이 도강 가능한 압도적 오프로드 성능
정숙한 실내에 넓은 공간, 일상용·차박용으로도 합격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가 지난 9월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한 올 뉴 디펜더가 가장저수지에서 헐티재 정상 방면 오르막 길을 주행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가 지난 9월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한 올 뉴 디펜더가 가장저수지에서 헐티재 정상 방면 오르막 길을 주행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영국의 군용차로 잘 알려진 '디펜더'가 지난 9월 국내시장에 최초로 상륙했다. 동대구로에서부터 헐티재 정상 구간을 오가며 시승한 결과 '명불허전'이었다.

올 뉴 디펜더는 높은 차체, 20인치에 달하는 커다란 바퀴, 짧은 '오버행' 등 전형적인 '오프로드 감성'이 디자인에서부터 뿜어져 나온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높은 보닛 라인도 특유의 입체적 느낌을 더한다.

듬직한 외관처럼 오프로드 주행에 능한 차량이지만, 일반 포장도로에서도 쾌적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뽐내며 일상용으로도 적합하다는 인상을 줬다.

핸들링 감각은 오프로드에서 뛰어난 차량이라는 것을 잊게 할 정도로 매끈하고 반응이 민첩했다.

디펜더에 탑재된 2.0ℓ 4기통 디젤 엔진은 240마력에 최대 토크 43.9㎏·m을 낸다. 이 덕분에 큰 덩치만큼 공차 중량이 2천430㎏으로 높은 편임에도 오르막길에서도 운전자가 납득할만한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공인연비도 리터(ℓ)당 9.6㎞로 차량 크기를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디젤차임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엔진의 정숙성도 돋보였다. 알루미늄 재질의 저마찰 엔진 설계로 진동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랜드로버 측의 설명이 납득할 만 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성능은 시험하지 못했지만 버튼 조작을 통해 컴포트, 에코,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도강 등 모드를 설정할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또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돼 차체 지상고를 75㎜까지 높일 수 있다. 이런 설계 덕분에 90㎝ 깊이까지는 도강에 무리가 없다고 한다. 풀사이즈의 스페어 휠과 타이어 세트를 트렁크 게이트에 달아 '만반의 준비'가 가능하다.

김윤기 매일신문 기자가 랜드로버의 대형 SUV 올 뉴 디펜더를 시승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김윤기 매일신문 기자가 랜드로버의 대형 SUV 올 뉴 디펜더를 시승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3022㎜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를 가진 디펜더는 패밀리카로도 충분해 보였다.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2천380ℓ의 넓은 적재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며 평평한 뒷공간 덕분에 차박에도 유용하다. 2열엔 6개의 USB 포트가, 트렁크 공간에는 일반 가전기기에 쓰는 220V 콘센트가 있어 활용하기 좋다.

트렁크 문은 위로 열리는 방식 대신 오른쪽에 힌지를 두고 열린다. 그렇다고 문이 휙하고 바깥으로 젖혀지지 않게 안정감이 있게 만들어졌다.

대시보드 등 차량 내부 곳곳에도 실용적인 수납공간이 마련됐다. 국내 운전자들이 순정 내비게이션 대신 많이 사용해 친숙한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열선시트는 있어도 통풍시트는 없어 여름철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탄다면 아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등급별로8~9천만원대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