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 "교회 문 열어 달라"…市 "재개방 역풍 우려"

입력 2020-11-02 17:48:52 수정 2020-11-02 18:06:01

신천지 대구교회, 지난달 16일 대구시 상대로 행정소송 제기
"건물 관리 목적…코로나19 종식까지 예배, 모임 등 진행 안 해"
대구시 "대구시민들 공감 얻기 어려울 것…소규모 모임도 걱정"

대구 남구 대명동의 신천지 대구교회가 폐쇄된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남구 대명동의 신천지 대구교회가 폐쇄된 모습. 매일신문DB

8개월째 폐쇄된 신천지 대구교회 종교시설 재개방 여부를 두고 대구시와 신천지가 행정소송을 벌이는 등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코로나19 종식까지 예배나 모임 등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교시설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대구시는 섣부른 재개방이 불러올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26일 남구의 신천지 대구교회 폐쇄를 시작으로, 대구시내에 있는 신천지 관련 종교시설 51곳을 폐쇄한 바 있다. 더 이상 신천지 종교 활동 용도로 쓰이지 않아 해제된 37곳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시설 14곳이 폐쇄된 상태다.

그러나 폐쇄 기간이 길어지자 신천지 대구교회 측의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코로나19 종식까지는 시설 개방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한 탓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감염병예방법에서 감염이 발생한 건물의 '일시적 폐쇄' 처분만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 대구시가 사실상 무기한 폐쇄에 가까운 처분을 하고 있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대구시를 상대로 '시설폐쇄 명령 무효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노후한 건물이 수개월째 방치되면서 누수, 전기, 소방 등 건물 안전 관리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폐쇄 해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시설이 다시 개방된다고 해도 코로나19 종식까지 예배 및 모임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코로나19 전파 상황, 행정소송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섣부른 재개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부 시도에서는 신천지교회 관련 시설을 다시 개방했다고 하지만, 대구의 경우 신천지발 대규모 확산으로 큰 상처를 입은 대구시민들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종교시설 관련 코로나19 확산세가 꾸준한데다, 예배와 모임을 안 한다고 장담해도 방역당국의 눈을 피해 소규모 모임 등은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선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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