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北 피격 공무원 수색 내일부터 중단'...경비병행 전환

입력 2020-10-31 17:42:20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민원실 관계자에게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민원실 관계자에게 정보공개청구 신청서와 항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해상에서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에 대한 해양경찰 수색이 오는 1일부터 경비와 병행으로 전환된다.

A씨의 친형 이래진(55)씨가 29일 해양경찰에 수색 중단을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해양경찰도 실종사고 발생 후 40일 이상 동안 수색구역이 광범위하게 확대돼 함선 중심의 구역 집중수색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16일부터 어선 2척이 한 조를 이뤄 그물을 끌고 다니면서 해역 바닥의 물고기까지 잡아 올리는 쌍타망(쌍끌이 기선저인망) 조업이 시작됐다. 무허가 어선들이 조업경계를 수시 침범해 불법조업이 한창이기 때문에 해양경찰이 본연 업무에 충실해야 되는 이유도 있다.

해양경찰은 실종 공무원 수색을 경비병행으로 전환하면서 서해상 항행선박과 조업어선들은 실종자 발견 시 즉시 신고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해경은 최근까지 함성 30여척과 어업지도선 등을 투입해 소연평도 등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을 진행해왔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동절기 사고다발해역에 경비함정 집중배치 필요성 등 치안 상황과 실종자 가족의 수색중단 요청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사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사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A씨의 형 이래진(55) 씨는 지난 29일 해경에 이모씨에 대한 시신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 공무원 이씨가 실종된 지 한 달여만이었다. 이 씨는 자신의 SNS에 "참 힘들고 무거운 결정을 해야 할듯하다"며 수색중단 요청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서해바다에 불법 중국어선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 많은 고민을 했다"며 "내년에 시작되는 서해5도민들의 생계 문제와도 연관이 있는 닻 자망, 안강망 등 어민들의 고충이 예상될듯하여 며칠 고민을 엄청나게 하다가 제수씨와 조카에게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씨는 오는 2일 김홍희 해양경찰청장과 비공개 면담을 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지난 28일 오후 1시 청와대를 찾아 고영호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소문을 전달했다. 상소문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김 해경청장,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의 해임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 씨와 장관 간 면담을 검토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래진 씨 국방부 장관 면담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내용이 결정되고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으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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