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근거 없는 전세안정" vs 여 "품격 없는 국민의힘"

입력 2020-10-29 15:23:06 수정 2020-10-29 21:19:07

여야, 대통령 시정연설 후폭풍 지속…여야 갈등 국면 격화할 듯
김종인 "대통령의 '전세안정 자신감' 근거가 뭔가"
주호영 "대통령의 협치는 그저 따르라는 것…정치적 선전"
김태년 "국민의힘 품격없는 태도, 사회 갈등 증폭"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본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본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간 갈등을 증폭시킨 문재인 대통령의 28일 국회 시정연설 후폭풍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 원대대표의 몸수색까지 이뤄진 시정연설 진행 과정은 물론, 시정연설 내용까지 문제 삼으며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여당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문 대통령에 대한 방어막을 치면서 "국민의힘이 품격 없는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 공세를 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 시정 연설 내용을 따지고 나섰다. 대통령 시정연설을 들어보니 아파트 전셋값을 안정적으로 할 자신이 있다고 하는데, 무엇을 근거로 자신 있다고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하는데 구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처음 듣는 뉴스도 봤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여파가 웃지 못할 상황을 전개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냉정하게 그동안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재점검해서 잘못된 점은 솔직히 국민에게 시인하고 종합적인 조정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몸수색의 직접적 당사자였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같은 날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시정연설에서 협치를 언급한 것을 두고 "정치적인 프로파간다(선전)로 쓰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협치와 점점 더 거리가 먼 행보만 하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말하는 협치는 청와대나 민주당이 하는 일을 그저 따라주면 협치이고 그렇지 않으면 협치가 아니라는, 우리는 협치할 생각이 많은데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정치적인 프로파간다"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대통령 환담장에 가려다 청와대 경호실의 몸수색을 받은 일에 대해서는 청와대 경호처 측의 사과를 받았으며, 이 부분은 수용한다고 29일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장이 찾아와 "의전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에 대단히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적극 방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과정에서 나온 국민의힘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힘의 고성, 집단시위는 누가 보더라도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국회 품격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의힘이 보여준 품격 없는 태도가 사회적 갈등을 더 증폭하는 효과가 있을까 염려된다. 국민의힘은 스스로 되돌아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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