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으로 폭리?…경북대병원, 장례식장 마진율 41%

입력 2020-10-28 17:23:37 수정 2020-10-29 07:03:34

4년간 본원 76억 분원 37억 수익 '전국 2위'
향나무 2단관 28만원 올려 판매…식당 운영 마진율 60% 가장 높아

28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장으로 조문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8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장례장으로 조문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대병원 직영 장례식장의 마진율이 전국 국립대병원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아 폭리 논란이 일고 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공개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수익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은 2016~2019년까지 지난 4년간 본원 186억원, 분원 121억원의 매출을 올려 각각 76억원, 37억원의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병원 본원의 경우 마진율(순수익/매출)이 40.9%로 나타나 충북대병원(20%), 전북대병원(25%), 강원대병원(31%), 제주대병원(35%) 등 타 국립대와 비교해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전국 9개 국립대병원 장례식장 가운데 경북대병원 본원보다 마진율이 높은 곳은 충남대병원(50%) 1곳뿐이었다.

경북대병원은 원가가 34만원인 빈소 꽃장식을 54만원에 판매해 마진율이 59%에 달했다. 원가가 44만원인 명주 수의는 69만원에 팔아 53%의 마진율을 보였다.

마진폭이 가장 큰 장의용품은 향나무 2단관(원가 65만원)으로 28만원의 마진을 붙여 94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식당운영 부분에서 마진율이 60%로 가장 높았다. 경북대병원 본원은 지난 4년간 식당운영만으로 15억8천만원의 이익을 거둬 전체 순수익의 20%를 차지했다.

매점운영 부분에서도 본원 75억원, 분원 24억원의 매출을 올려 각각 27억원, 19억원의 순수익을 남겼다.

반면 지난해 경북대병원의 의료 손실액은 83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익을 남긴 전남대병원(128억원), 부산대병원(99억원)과 크게 대조됐다. 일각에서 경북대병원이 장례식장 수익으로 의료 손실액을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경희 의원은 "누구나 언젠가는 부모나 가족을 잃고 장례를 치르게 된다"며 "국립대병원이 슬픔으로 경황이 없는 유족을 대상으로 과도한 이익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영을 하는 목적이 수익성 극대화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립대병원의 위상에 걸맞은 공공성 확보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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