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할로윈…상인들 "이때라도 벌어야" 기대감

입력 2020-10-27 18:01:16 수정 2020-10-27 22:03:24

대구 중구·남구청 등 할로윈 축제 취소하고 집중 단속 나서
동성로 등 가게 상인들 "할로윈은 대목, 놓치기 아까워"
할로윈 축제 열리던 안지랑 곱창거리는 할인 이벤트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27일 대구 남구 안지랑곱창골목에 할로윈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식물 등이 설치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l.com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27일 대구 남구 안지랑곱창골목에 할로윈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식물 등이 설치돼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l.com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나올지 잘 모르겠지만 직원과 할로윈 분장을 하고 손님을 맞을 생각입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매출이 반 토막 나 힘들었는데 이때라도 벌어봐야죠."

27일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오는 31일 할로윈을 맞아 이곳은 할로윈 분위기로 물들고 있었다. 손님을 끌기 위해 할로윈 스티커, 할로윈 소품들이 가득 걸려있는 것은 물론 건물 내부까지 할로윈 벽지, 인형으로 가득했다.

코로나19 속 할로윈을 앞두고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한 가운데 상인들과 시민들이 할로윈 준비로 분주해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할로윈 축제를 취소하고 단속을 예고했지만 상인들은 손님을 모으기 위해 가게를 꾸미거나 할로윈 이벤트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구 중구청은 할로윈 데이를 대비해 지난주부터 시내 클럽과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오는 28일 하루 동성로 클럽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매년 남구 대명동 안지랑 곱창거리에서 할로윈 축제를 열었던 남구청 역시 올해 할로윈 축제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대부분 상가는 기대에 찬 모습이다. 이른바 '대목'인 할로윈에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동성로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A(34) 씨는 "지난해는 직접 할로윈 코스튬을 빌려주고 가볍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구청에서 단속도 나오니 거창한 이벤트는 못 연다"며 "할로윈 시기를 놓치긴 아까우니 손님들이 할로윈 분위기로 꾸미고 오면 무료로 즉석사진을 찍어줄 예정"이라고 했다.

매년 할로윈 축제를 열었던 남구 대명동의 안지랑 곱창거리도 만국기를 달고 소품을 문 앞에 걸어놓는 등 할로윈 분위기로 가득했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의 피해를 입었던 대명동은 할로윈 축제 취소에도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곱창가게를 운영하는 B(56) 씨는 "곱창거리 모든 가게에서 곱창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며 "죽어가는 곱창거리를 할로윈이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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