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폐쇄 아니면 안 만나겠다’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 간담회 또 다시 파행

입력 2020-10-27 16:42:54

주민 반대에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 주민 간담회 입실조차 못하고 무산

포항 장기면 군 수성사격장에 대한 주민간담회가 행정복지센터에서 계획됐지만 주민들의 입장 거부로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직접 마당으로 나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반대대책위 제공
포항 장기면 군 수성사격장에 대한 주민간담회가 행정복지센터에서 계획됐지만 주민들의 입장 거부로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직접 마당으로 나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반대대책위 제공

미군 헬기 사격훈련으로 인한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 운영 갈등(매일신문 9월 22일 자 6면 등)과 관련해 국방부·주민간담회가 27일 계획됐지만 파행됐다.

이날 포항시 남구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이두희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성사격장 주민간담회가 준비됐다. 지난 15일 김종덕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장이 참석한 간담회가 주민 반발로 10분만에 무산되자 그에 대한 후속조치로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와 장기면 33개 마을 이장 등 주민들은 이두희 정책기획관이 도착하기 전부터 현수막, 피켓 등을 들고 수성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당초 장기면 행정복지센터 2층에 간담회 장소가 마련됐지만, 입구부터 막아선 주민들로 인해 이 정책기획관은 결국 행정복지센터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주민들은 "국방부가 수성사격장 폐쇄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눌 이야기가 없다"며 회의실 입장을 거부했다. 이에 간담회는 행정복지센터 앞 마당에서 약식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은 수성사격장 폐쇄와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 간담회 때와 같이 '훈련 지속 및 민관군협의체 구성 등을 통한 민원 수용' 입장을 피력했다. 양측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약식 간담회는 10분도 지나지 않아 주민들이 모두 퇴장하며 별 소득없이 끝났다.

조현측 반대위 대표위원장은 "아무런 대안 없이 찾아왔다는 것은 장기면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당장 다음달 중순 예정된 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강행한다면 4천200여 면민이 모두 합심해 결사항전의 자세로 완전 폐쇄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60년 1월 설립된 수성사격장은 1천만㎡ 규모의 전차 포격훈련장이다. 이후 지난해 말 경기도 포천에서 행해지던 미국 아파치헬기 포격훈련이 주민 반대로 무산되자 지난 2월부터 미군 헬기 포격훈련까지 갑작스레 진행되며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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