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km 거리 1시간 산책 경로…미래 꿈꾸는 창조적 장소
미군 47보급소·달성공원 터 일부 장소 활용 방안이 관건
'산업화 길'은 가난했던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이끈 산업화 주역 세대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역사적 공간이자 미래를 꿈꾸고 창조적 상상력이 넘치는 로드가 되어야 한다. 자연스레 삼성창조캠퍼스에서 옛 삼성상회 터까지 공간을 채우는 과제가 남는다.
시작점을 삼성상회 건물을 복원해둔 삼성창조캠퍼스로 삼는다면 호암고택까지 1.5km 거리의 1시간 남짓한 산책 코스가 된다. 침산동 오페라하우스에서 고성동 대구시민운동장(DGB대구은행파크)를 거쳐 미군 47보급소, 수창동 대구예술발전소, 옛 삼성상회 터, 인교동 생가, 그리고 달성공원까지 이어진다.
산책 코스로 1시간은 적절하다. 대구관광의 별, 근대문화골목이 대표적이다. 경주를 비롯해 일본 교토 등 전통의 관광지들은 거리가 짧아도 핵심 콘텐츠가 중간중간 등장해 산책의 묘미를 북돋운다.
삼성창조캠퍼스와 오페라하우스에서 시작되는 삼성의 기억은 제일모직 대구공장이다. 청남대의 대통령 동상 만큼 크게 자리한 이병철 창업주의 동상과 옛 삼성상회 건물, 그리고 오페라하우스가 킬러콘텐츠다. 이곳은 특히 삼성이 직접 산업체부설 학교를 설립, 직원들을 교육한 성일 여자실업고등학교가 있었던 곳이다. 때문에 삼성창조캠퍼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연수원을 유치하는 것도 아이디어로 거론된다.
고성동 대구도시공사 서쪽에 옛 공장들을 그대로 활용해 카페로 변신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산업화 시대 철공소 등이 몰려 있던 곳이다. 카페 등 이색 가게로 속속 바뀐 뒤 소셜미디어에서는 핫플레이스로 정평이 나 있다. 게다가 대구시민운동장은 삼성라이온즈의 맹활약 터전이던 대구시민야구장이 있던 곳으로, 현재도 사회인 등을 위한 야구장과 DGB대구은행파크 등이 자리하고 있다.


대구시민운동장을 지나면 태평지하도를 만난다. 경부선 철도가 지나는 태평지하도 바로 옆에 미군 47보급소가 있는데 이곳이 공간적으로 중간 고리 역할을 한다. 이곳의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산업화의 길'의 성격은 달라진다. 대구시가 팔을 걷어 붙여야할 지점이다.
주한미군이 대구 중구 태평로3가에 약 9천917㎡ 규모로 사용 중인 47보급소 부지는 대구시가 최근 국방부에 주한미군과 '기부 대 양여' 방식의 반환 협의에 나서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대구시는 47보급소가 옮겨가면 대구예술발전소, 수창청춘맨숀, 대구시민운동장 등과 연계한 시민문화휴식공간으로 가꿀 계획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특별히 진전된 건 없다. 미군 측에 반환 협의를 해달라고 국방부에 건의를 해놓은 상태"라며 "언제쯤이 될지 모르기에 계획이 세세하게 마련된 건 없지만 주위에 아파트 1만 가구를 짓고 있어 대구시 입장에서는 그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고려 중"이라고 했다.
미군 47보급소에서 남서쪽으로 향하면 예술창조공간이자 작가 양성 기반시설인 대구예술발전소와 수창청춘맨숀이 나온다. 특히 대구예술발전소는 산업화 시절의 대규모 창고였던 KT&G의 담배 저장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 곳이다. 여기서 옛 삼성상회 터와 인교동 호암고택, 그리고 수성구 대흥동으로 옮겨가게 될 달성공원까지는 단숨에 연결된다.
태평지하도를 지나 남동쪽 북성로 공구골목 방향으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북성로 공구골목은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 시골에서 올라온 10대 견습공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일을 시작한 곳이다. 이곳 역시 고성동 카페거리 못지않게 입소문을 탄 가게들이 즐비하다.


대구시가 한 번 더 힘을 내야 되는 지점은 달성공원이다. 공원을 옮긴 뒤 그 자리에 국악전용 공연장, 열린 공연장을 만들면 전통, 문화예술, 산업 등을 그 일대에서 다 볼 수 있게 되는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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