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성주 사드기지에 공사 장비·자재 반입

입력 2020-10-22 14:37:57 수정 2020-10-22 17:00:47

경찰, 1시간 15분 만에 공사 반대 주민 70여명 해산

=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반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반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22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반입했다.

낡은 병영시설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인데 이를 위한 공사 자재와 장비를 들여놓은 것이다. 덤프트럭 등 31대에는 모래, 자갈을 비롯해 포크레인 등이 실렸다. 국방부는 "(사드)성능 개량과는 관련이 없고 공사 장비·자재와 장병들의 생활 물자를 반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군·경찰과 마을 주민간 충돌이 예상돼 오전부터 소성리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드기지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 70여명은 기지 입구 진밭교에서 사다리형 구조물에 몸을 넣고 경찰 해산 조치에 저항했다. 주민은 "사드 가고 평화 온다", "공사 장비 반입 철회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사드 뽑고 평화 심자'는 피케팅 시위를 했다.

경찰은 "불법행위를 멈추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며 수차례 경고 방송을 한 후 낮 12시 20분께부터 주민 해산에 나섰다.

진밭교 아래에 안전매트를 깔고, 주민이 진밭교 입구에 주차해둔 차량을 빼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날 낮 12시 20분부터 완강히 맞섰으나 경찰은 700여명을 동원해 1시간 15분 만에 주민을 모두 끌어내고 격리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주민 1명이 다쳐 김천제일병원으로 이송됐다.

국가인원위 대구인권사무소는 현장에 조사관 4명을 급파해 반입 과정에서의 충돌 상황과 인권 침해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에도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면서 주민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주민들이 부상을 당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해 8월부터 사드 기지 내 장병숙소 생활환경 개선 등을 이유로 헬기나 차량(육로)으로 장비 등을 반입하고 있다. 육로 이동시 계속 주민과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사드 반대 단체와 주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에도 사드 미군기지 완성을 위해 대규모 경찰 병력을 동원한 작전을 준비했다"며 "거대한 국가 폭력에 맞서기 위해 스스로의 몸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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