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중, 마음의 힘 기르는 명상 교육 눈길

아침 10분간 교사·학생 명상 진행…“정서적 안정·자아존중감 확립”

황금중 학생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황금중 제공

코로나19 이후 교육 환경도 비대면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다만 이러한 형태의 교육은 교육의 본질적인 목표인 인간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 즉 인성교육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구 황금중학교가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명상교육은 공간적 제약이 덜하기에 비대면 교육환경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등교가 중지되면서 교실에서의 명상은 잠시 중단됐었지만, 명상의 방법을 익혀놓은 학생들은 어디서든 명상을 통해 행복과 자아존중감 향상을 느낄 수 있었다.

명상의 사전적 의미는 '눈을 감고 고요히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 명상은 생각하기보다 생각을 그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생각 속의 욕구를 함께 멈추는 것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명상은 '욕구와 생각을 내려놓고 또렷이 깨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명상은 일반적으로 종교 수행에 기반을 두고, 진리의 통찰과 해탈 등을 위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다만 요즘에는 편견 없이 자유롭고 신선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건강한 심신과 삶을 가꾸기 위한 방식으로 본다. 이른바 '생활 명상'으로, 황금중이 실시하는 명상 교육도 종교적 색채를 지운 생활 명상이다.

◆명상으로 차분하게 하루 시작

"들~", "토~"

아침 조회 시간, 방송으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에 호흡에 집중한다. 10분여 간 들숨과 날숨을 느끼며 명상을 체험한 학생들의 표정은 차분하면서도 맑다.

매주 2회, 담임교사와 함께 진행하는 명상교육은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한다.

명상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횡경막으로 하는 깊은 호흡 명상인 복식 호흡 명상 ▷자신의 호흡을 세면서 마음을 관찰하는 호흡 세기 명상 ▷들려오는 종소리에 집중하는 종소리 듣기 명상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는 자연소리 집중 명상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주중 방과 후에는 학교생활규정 위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명상교육도 별도로 진행한다. 주로 자아존중감을 높이고 공감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나에 대한 사랑의 명상, 남에 대한 사랑의 명상'을 실시한다.

황금중 인성교육 담당 교사는 "학교생활규정을 위반한 학생을 선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벌을 주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며 "이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중 교사들이 명상 연수를 받고 있다. 황금중 제공

◆공감 능력 높이고 정서적 안정

학생들과 함께 명상을 하기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명상 연수도 필수. 명상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교사들이 모두 강당에 모여 바른 자세로 눈을 감고 앉아, 복식 호흡 명상을 비롯해 이완 명상, 호흡세기 명상, 현재의 감각 알아차리기 명상 등을 직접 체험하고 효과를 느꼈다.

특히 교사가 학생과 함께 명상을 할 때 ▷판단하지 않기 ▷인내심 갖기 ▷초심 간직하기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을 믿기 ▷뭔가 얻으려고 지나치게 애쓰지 않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집착하지 않고 내려놓기 등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처음에는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학생들도 점차 명상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근 황금중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나는 학교 인성교육(명상)이 정서적 안정과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등의 문항에 대해 명상을 실시하기 전보다 실시한 후 긍정적인 답변 비율이 10% 가량 높아진 것.

황금중 인성교육 담당 교사는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학생들이 명상을 통해 차분하고 조용히 자신과 주변에 집중하는 경험을 함으로써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심리적으로 평화롭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지 않는 자아존중감을 확립하고 대인관계를 개선해, 학교 적응력까지 향상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