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서 여기자 살해·유기 덴마크 유명발명가, 탈옥도 생중계

입력 2020-10-21 15:10:31 수정 2020-10-21 15:13:07

덴마크의 일론 머스크 페터 마드센, 종신형 받고 복역하다 탈출
자체제조 잠수함서 촉망받던 여기자 초청한 뒤 살해·유기
가짜폭탄 두르고 탈출해 2시간 대치하다 체포…현지언론들 생중계하며 취재경쟁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인근 헤르스테드베스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탈옥한 페터 마드센이 대치 중인 경찰 저격수로부터 겨냥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인근 헤르스테드베스터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탈옥한 페터 마드센이 대치 중인 경찰 저격수로부터 겨냥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이 직접 만든 잠수함에 여기자를 초대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죄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덴마크의 발명가 출신 기결수 페터 마드센(49)이 탈옥했다가 수 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히면서 탈옥 후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페터 마드센이 자신이 수감된 코펜하겐 인근 헤르스테드베스터 교도소를 탈출했다가 5분만에 발각돼 경찰과 2시간여를 대치한 끝에 체포됐다.

마드센은 살인·사체 유기로 2017년 체포되기 전까지 잠수함 세 척을 직접 만들고, 우주선 제작에도 나서는 등 '덴마크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며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던 유명 인사였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잠수함에서 자신을 취재하던 여성 기자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바다에 유기한 범행으로 세계를 경악케 했다.

그는 2017년 8월 자신에게 수개월간 취재를 요청한 스웨덴의 저명한 프리랜서 기자 킴 월(사망 당시 30세)을 잠수함을 함께 타자고 초청한 뒤 살해했다. 열흘 가량 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인근 섬의 해변에서 사지와 머리가 잘린 윌의 시신이 발견됐고 시신의 다른 부위와 그가 입던 옷은 몇 주 뒤 바다에서 발견됐다.

2년 넘게 수감 중이던 마드센은 이날 오전 10시쯤 탈옥을 감행했다. 헤르스테드베스터 교도소 측에 따르면 그는 총기처럼 보이는 물건으로 교도관을 위협해 탈출한 뒤 흰색 차를 타고 달아났다가 400여 m 떨어진 지점에서 탈옥 5분 만에 경찰에 발각돼 대치했다.마드센은 폭탄 벨트로 위장한 물건을 몸에 두른 채 경찰을 위협하며 두 시간가량을 대치하다 결국 체포됐다.

경찰은 마드센이 탈옥 과정에서 외부 도움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 경위를 조사 중이다.

덴마크 현지 언론들은 마드센과 경찰이 대치하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현지 방송사들은 울타리에 기대앉아 있는 마드센을 향해 경찰 저격수 두 명이 그를 표적으로 겨누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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