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옵티머스 펀드 사기와 관련해 "국민들이 가장 의아해하는 대목은 옵티머스 사태의 몸통인 이혁진 전 대표가 어떻게 도주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자리에 나타났냐 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땅의 양심세력, 합리적 개혁 세력은 분노하며 손을 맞잡고 힘을 모아 권력 비리를 응징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진실 규명을 위해 특검 도입을 주장한 안 대표는 이 전 대표가 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수행단으로 갔다는 의혹을 짚으며 "청와대는 공식 수행원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런 자가 어떻게 출국 금지 하루 전 빠져나가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나타날 수 있었는지, 대통령 해외 순방까지 쫓아와 구명 로비를 시도한 것은 아닌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횡령·성범죄 등으로 수원지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던 2018년 3월22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 순방 일정을 따라다닌 뒤 바로 미국으로 입국했다. 공교롭게도 베트남으로 출국한 다음 날인 23일은 법무부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를 내린 날이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출국금지 하루 전 아무런 제지 없이 출국한 과정을 두고 '여권 유력인사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같은 해 12월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의 금융정책특보로 활동하는 등 현 여권과 교류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하소연하고자 바로 출국했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이 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재현 대표와 경영권 분쟁이 있던 2018년 3월21일 주총이 있었는데 당시 김 대표에게 항의하다가 주총장에서 결국 30분 만에 쫓겨났다"며 "이후 저와 동행했던 분들과 상의하던 중 뉴스에서 (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신다는 뉴스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제가 가서 찾아냈다. 베트남에서 마침 주무장관인 금융위원장 최종구 위원장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동행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확인하고 거기 가서 뭔가 하소연해야겠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출국금지 날짜에 대해서 "그런 사실을 누구한테서 들은 바도 없다"며 "언론에서 보도된 걸 봤었는데 제가 그런 날짜를 알고 그랬던 게 아니라 하소연하고자 바로 출국을 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미국행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가정이 미국에 있어 귀가한 것 뿐"이라며 "도주한 것이 아니다. 저의 기반은 당시 여러 가지 상황에서 미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준비했었고, 그래서 당연히 미국에 있는 가정으로 귀가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법정에서 증언이 반드시 필요할 거다. 지금 수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검찰 조사를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김재현 대표와 전직 금융인과 관료 등이 공모한 최악의 금융 사기사건으로 정치권 게이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언제쯤 귀국해 증언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많은 범인이 잡히고 일탈을 하는 사람들이 다 드러나게 되면 저에 대한 모든 의혹 등이 풀릴 것"이라며 "그럼 시점이 자연스럽게 올 거라고 보기 때문에 그때 가서 증언하겠다"고 귀국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옵티머스 사건은 청와대와 여당 정치인, 금융당국 등을 상대로 한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불거진 상태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구속기소)가 지난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와의 갈등 해결에 도움을 준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해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청와대 행정관 2명과 민정비서실 수사관 1명의 이름이 거론되는 한편 수사팀이 수사 초반 압수수색 과정에서 로비 정황이 의심되는 물증과 회사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고도 의도적으로 사건을 몇 달씩 뭉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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