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온으로 덥히고 향과 색을 느끼며 천천히 마시는 코냑(Cognac)은 연인들이 침실에 들어가기 전에 조금씩 나눠 마시는 술로 알려져 있다. 여자는 분위기에 취하고, 남자는 코냑에 취한다. 남자들은 술을 많이 마시면 취하는데 여자들은 술보다는 분위기와 조명과 은은함에 취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나 사소한 배려에 더 약하다. 남자가 여자의 사랑을 얻으려면, 로맨틱한 무드에 끌리는 여자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한다.
와인이 인간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술이라면, 코냑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삶의 느낌을 가져다주는 술이다. 다양한 증류 방법과 블렌딩으로 탄생한 코냑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의 술맛을 느끼게 해준다. 수백 가지의 향기만큼이나 다양한 맛을 지닌 매력적인 술이 바로 코냑이다. 코냑은 전통과 문화, 그리고 시간이 녹아있는 예술로 불린다. 그만큼 정성과 오랜 경험이 있어야 만들 수 있는 술이다.
코냑은 원래 프랑스 코냑지방에서 생산되는 브랜디를 일컫는 말이며, 프랑스 코냑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 품종(위니블랑이 주를 이루고 그밖에 콜롱바르도 사용된다)을 원료로 한 특급 백포도주를 두 번 증류해 얻은 오드비(Eau-de-vie)를 오크나무로 만든 통에 오랜 시간 숙성시킨 뒤, 맛과 향이 뛰어난 수십 종에서 수백 종의 오드비들을 복잡하고 절묘한 블렌딩을 통해 탄생 된다.
코냑의 숙성에는 많은 비용이 들며, 위스키 숙성과정과 같이 매년 오크통 안에서 자연 증발 되는 브랜디를 천사의 몫이란 뜻인 엔젤스 셰어라고 부른다. 헤네시사의 발표 기준에 의하면 숙성기간 표시를 V.O(Very Old) 15년, V.S.O(Very Superior Old) 15~25년, V.S.O.P(Very Superior Old Pale) 25~30년, X.O(Extra Old) 45년 이상, Extra는 70년 이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며 제조회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고, 각자의 기준에 의해 각각의 부호를 선택하기 때문에 다 믿을 수는 없다. 고급 코냑에는 의례 나폴레옹(Napoleon)이라고 붙인다. 이것은 1811년 42세의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왕녀 마리 루이스와 재혼해 아들을 보았는데, 그해의 포도 농사가 대풍이고 브랜디의 품질 또한 최상이었다. 이때부터 브랜디 제조업자들이 황태자의 탄생과 대풍년을 기념하여 코냑에 나폴레옹이란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업체마다 고급품이라는 표시로 사용하지만, 꼭 최고의 제품이란 뜻은 아니다.
코냑을 마실 때는 첫째, 향취를 한곳으로 모아 맛보는 동안 천천히 퍼지도록 해주는 볼이 넓고 오목한 튤립 모양의 풋티드 글라스(snifter)를 사용한다. 기울여도 쏟아지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따른 후 왼손으로 잔을 든다. 왼손이 심장과 가깝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가장 먼저 심장이 두근거리는 현상이 나타나듯 코냑의 향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다.
둘째, 글라스의 아랫부분을 잡고 시선을 코냑 표면의 각도에 맞춰 바라보면서 음미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몇 번 글라스의 가장자리에 코를 가까이 대면서 코냑의 향기에 취해 본다. 셋째, 글라스를 가볍게 돌리고, 2~3분간 기다렸다가 다시 코끝으로 가져간다. 글라스를 가볍게 돌리면 코냑의 고유한 향기가 퍼지면서 과일과 꽃향기를 맛볼 수 있다. 그다음 한 모금 마시고 입안에서 굴려 맛을 느껴본다.
코냑의 진정한 독창성과 고유한 특징을 느끼게 해주는 참된 코냑의 맛이 느껴질 것이다. 코냑 1ℓ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7ℓ의 와인이 필요하며, 명품 코냑이 나오려면 좋은 포도와 물, 오크(떡갈나무)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명품 코냑 맛의 깊은 매력처럼 우리도 각자의 위치에서 감동적인 삶을 살자. 내 이름 석 자가 최고의 브랜드다. 작은 일에서 행복을 찾을 줄 알고, 사람 관계를 소중히 여기면서,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당당하고, 멋있고, 매력 있는 이 시대의 명품이 되도록 노력하자.

이희수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대구한의대 글로벌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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