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병식 연설서 울먹…김근식 "北에도 탁현민 있나"

입력 2020-10-11 17:34:20

북한은 10일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와 수해, 경제제재 등 각종 악재를 의식한 듯 긴 시간을 할애해 인민을 다독이며 울먹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을 하던 중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며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이날 오후 7시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열병식은 통상 오전에 열렸던 과거와 달리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화려한 조명을 강조하며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김 위원장은 주석단(귀빈석)에 오르며 군과 주민에게 환한 웃음을 보였지만, 준비해온 원고를 읽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몇 번이나 울먹이고 연신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감성정치에 주력했다.

김 위원장은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 안기만 하면서 언제나 제대로 한 번 보답이 따르지 못해 정말 면목이 없다"면서 "제가 전체 인민의 신임 속에 위대한 수령과 위대한 장군님의 위업을 받들어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 우리 인민이 생활상 어려움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령의 무오류성을 강조한 선대와 달리 실패와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을 향해서는 코로나19를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도 이 마음 보내며 북과 남이 손을 맞잡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10일 자정을 기해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명들이 밤하늘을 비추는 가운데 화려한 불꽃이 대동강변 위에서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자정을 기해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명들이 밤하늘을 비추는 가운데 화려한 불꽃이 대동강변 위에서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1일 SNS를 통해 "다양화되고 현대화된 야간 행사 기획을 보니 북에도 신세대 연출자가 새로 영입된 것 같다"며 "북한에도 탁현민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평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앞서 6·25 70주년 행사를 이례적으로 야간에 진행했다. 147구의 국군유해 봉환 행사가 있었던 6·25 행사 때 탁 비서관은 비행기에 영상을 비춰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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