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총살 죽음이 정권 책임이 아니라니…말이라도 그러면 안돼"

우상호 의원 "정권 달랐으면 피살 공무원 구출 할 수 있었나…정쟁화 안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5일 대구 북구 엑스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매일탑리더스 아카데미 15기 입학식 및 2020년 하반기 개강식에서 '진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해수부 공무원 이 모씨 총살 사건과 관련해 '정권의 책임이 아니다'고 밝힌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8일 페이스북에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 멈춘다'(The buck stops here)'라는 문자판을 책상 위에 놓아두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민주당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던 일화로 기억한다"며 "'떠내려갔든 월북했든 피살은 우리 책임이다'고 말해야지"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북한 지도부에서 국경의 월경자를 모두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알려진 상태였고 친서를 주고 받은 그 핫라인을 통해서라도 우리 국민이 표류중인 사실을 알리고 북한의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며 거듭 정부의 부실한 초동대처를 비판했다.

그는 "그렇게 했다면 설사 막지 못 했더라도 최소한 자기 국민을 보호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는 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그게 우리 책임이 아니라니, 설사 그렇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말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 국민을 구출하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솔직히 정권이 달랐다고 해서 구출할 수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타깝고 가족의 설움도 이해하지만 적어도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과연 우리가 정권을 잡고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느냐' 이런 것들을 엄중히 따져서 냉정하게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제가 박왕자씨 피격 사건 때도 국회의원이었는데 오히려 북한을 규탄하고 한 목소리로 정권을 도와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디 있었느냐' '왜 우리 무고한 국민을 구출하지 못했느냐' 이렇게 싸운 적이 있느냐"며 "외교안보 문제까지 자꾸 정쟁화하는 걸 보면 (야당이) 다음 집권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우 의원은 "정권은 (일어난 일에) 무조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북한 규탄을 먼저 해야지 왜 자꾸 우리 정권을 더 나쁜 것으로 만들기 위한 정쟁에 몰입하고 있느냐. 어떻게 하든 문재인 정권의 잘못으로 만들어가려고 자꾸 싸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