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쪽방상담소 '쪽방 주민 근로활동 지원 사업' 실시
매일 7시간씩 쪽방촌 방역·후원 물품 포장 및 배달
쪽방 주민들 "사회 구성원이 된 것 같아 뿌듯"
대구 서구의 한 여인숙 쪽방에서 4년간 거주한 A(63) 씨는 요즘 삶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코로나19로 평소 일하던 식당에서 해고됐지만 다른 보람된 일을 찾았기 때문. 지난 5월부터 쪽방 주민들에게 밑반찬을 지원하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주민들을 위해 힘을 보탠다는 것에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쪽방촌 주민들이 신음하는 가운데 주민이 주민을 돌보는 이른바 '주주 케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민이 자조활동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를 타개하고 있는 것이다.
'주주 케어'는 지난 3월 대구쪽방상담소가 대구시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쪽방 주민 근로활동 지원사업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생계유지가 어려운 쪽방촌 주민들이 늘자 유급 근로일자리를 만든 것이다. 6월부터는 대한적십자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된 일은 쪽방촌 방역, 후원 물품 포장 및 배달이다. 일자리 참여를 원하는 쪽방촌 주민들은 매일 7시간씩 후원 마스크나 비상식량 등을 쪽방 주민 수에 맞게 나눈 뒤 집으로 배달하는 일 등을 맡게 된다. 현재까지 대구지역 쪽방 주민 760여명 가운데 340명가량이 해당 일자리사업에 참여했다.
사업 참여 주민들은 사회 공동체의 일부가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서구 쪽방촌에 거주하는 B(60) 씨는 "물품을 포장하다보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는데 누군가와 긴 대화를 하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다. 사회 공동체로부터 멀어졌던 내가 다시 구성원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짠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업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지역 쪽방 거주민 절반이 정부 지원 비수급자로 대부분 일용직 등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소 등록을 하지 않아 거주지가 불분명하고 신용불량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재난지원금이나 공공근로 혜택도 받지 못하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구쪽방상담소 관계자는 "비수급자 쪽방 주민들은 당장 내일을 버틸 돈과 여력이 없는 분들이다. 공공 지원 부분에서 소외된 이들을 민간에서 도울 방법이 필요하다"며 "좀 더 질 좋고 장기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대구시나 후원기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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