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서일병'→강경화 남편 '이일병'…장관 잔혹사

입력 2020-10-05 17:47:34 수정 2020-10-05 18:00:19

야, 강 장관 남편 미국행 논란 확산에 "방역 이중잣대" 비판
일각에서는 "공직자 아닌데 사생활까지 간섭 가능하냐" 의견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추석 연휴기간 불거진 남편의 미국 '요트 여행'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야권에서는 "정부가 방역을 위해 국민에게는 여행자제를 권고하면서 고위공직자의 가족은 예외를 두고 있다"며 '내로남불' 비판으로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아들 군 특혜 의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구설에 휘말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이어 강 장관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불씨가 주요 각료들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5일 강 장관 남편의 미국 '요트 여행' 논란과 관련해 "이중잣대"라며 압박을 가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힘없는 국민에게는 부모 성묘도 가지 말라고 하고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는) 운전면허까지 취소한다고 엄포를 놓았다"면서 "강 장관 남편은 이중잣대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강 장관 가족도 안 따르는 정부 지침을 '보통 국민'에게만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외교부도 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 권고는 어렵겠다"며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고가의 요트 구매대금을 무슨 수단으로 지불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결혼식을 연기한 후배도 있고, 해외여행을 나중에 가겠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감염병 확산 걱정 때문에 조금씩 인내하고 있는데 이런 개인의 일탈적 행동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장관의 사과에도 "국민들은 추석 귀성마저 자제한 마당에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일"이라며 비판 여론이 숙지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교수가 공직자가 아닌 만큼 여행을 무작정 비판할 게 아니라 개인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가족에게까지 공직자에 준하는 언행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간섭이라는 지적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방역의 관점에선 크게 문제가 안 된다"면서 "우리가 방역의 기준을 고민해봐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남편의 미국행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최대한 노출을 꺼리는 분위기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전후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면서 평소 이용하던 2층 로비 대신 지하 주차장을 통해 사무실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강 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출근 시각에 맞춰 2층 로비에 대기하고 있었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전날 청사를 나가면서 이번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지만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장관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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