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귀성길 고속도로, 자율주행차가 부러우신가요? [빅데이터]

입력 2020-10-03 05:00:00

자율주행차 관련 검색 키워드를 모은 워드 클라우드. 인공지능, 전기차, 테슬라 키워드가 가장 크게 보인다. 더아이엠씨 제공
자율주행차 관련 검색 키워드를 모은 워드 클라우드. 인공지능, 전기차, 테슬라 키워드가 가장 크게 보인다. 더아이엠씨 제공

추석을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지를 찾아뵈러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렙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피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귀성길 교통체증이 아닐까 싶네요. 한정된 도로에 많은 차량이 동시에 몰리는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가 되면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일상다반사입니다. 온종일 자동차 핸들을 잡고 있으면 따로 조작하지 않아도 알아서 가는 자율주행차가 부러울 따름인데요.

미래형 자동차 산업 중에서도 가장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자율주행차, 매일신문과 빅데이터 분석업체 '더아이엠씨'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누리꾼들의 생각을 빅데이터로 분석해봤습니다. '자율 주행차' 키워드로 지난 6월 1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약 4만3천219건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도구는 더아이엠씨의 '텍스톰'을 이용했습니다.

◆ 기술은 '인공지능', 기업은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주요 검색 키워드를 '워드클라우드'로 만들어 비교해봤더니 가장 빈번히 검색되는 키워드는 '인공지능'과 '테슬라'였습니다. 인공지능이야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니 그렇다 하더라도 특정 기업이 대표 키워드를 차지하는 것이 눈에 띄는데요. 시민들이 자율주행차를 곧 테슬라로 인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현존 최고의 자율 주행 기능 '오토 파일럿'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가 업계 최선두주자로 뽑히고 있습니다.

'투자' 키워드도 주요 검색어에 보입니다.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자율주행차 산업을 향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정KPMG가 지난 2월 발표한 '자율 주행이 만드는 새로운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율 주행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천509억원에서 15년 뒤 약 26조1794억원으로 연평균 40%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긴 테슬라 주식을 5년전에 사기만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투자는 역시 뒤늦게 후회하기보단 남들보다 먼저 선점해야 하는 것 같네요.

자율주행차 관련 검색 키워드는 기술, 기업, 환경 세가지 테마로 구성할 수 있다. 더아이엠씨 제공
자율주행차 관련 검색 키워드는 기술, 기업, 환경 세가지 테마로 구성할 수 있다. 더아이엠씨 제공

◆ 자율주행차 구성 기술, 업계 환경도 관심↑

자율주행차 관련 키워드는 포괄적으로 기술, 기업, 환경 3가지 카테고리에 담깁니다. 알아서 운전해 주는 차, 아직은 공상과학 속 이야기처럼 들려서 그런지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주로 검색됩니다. 아울러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면 제반 환경은 어떤지도 주요한 검색 경로인데요.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자율 주행 기술 구현에 필수적이라 평가받는 인공 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이 등장했습니다.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자율형 자동차의 특성을 이미 적용한 영역에 대한 관심도 높은데요. 비슷한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에 대한 키워드도 상위에 노출됐습니다.

기술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키워드는 전반적으로 자율주행차의 미래 전망, 투자 등이 함께 등장하는데요. 이를 통해 데스밸리(Death Valley·창업 후 자금조달 및 시장 진입 등 어려움으로 인해 도산 위기에 빠지는 현상)를 넘어 상용화 까지는 여전히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태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인공지능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자동차도 언급됐습니다. 통신회사인 KT 역시 5G 자율 주행기술 관련 소프트웨어를 활발히 개발 중에 있는 탓에 기업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자율주행차량과 자율주행 드론을 이용하여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아마존도 관련 기업으로 등장합니다.

코로나19로 연구 개발 위축과 같은 부정적 영향도 존재하지만 이로 인한 무인 서비스 선호로 결국 배송 로봇, 서빙 로봇 상용화가 앞당겨지는 등 긍정적 검색도 감지 됩니다. 어쨌든 언택트로 대표되는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상이 4차 산업혁명을 앞당겼다는 평가는 지배적이니까요.

한편, 자율주행차량의 안전과 사고에 대한 문제는 자율주행차량 논의 초기부터 주요하게 언급된 이슈이기 때문에 상용화를 진행 중인 현재에도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외에 자율주행차 사고 관련 법적 책임 문제,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개정 등 상용화를 위한 법적 기반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자율주행차량의 안전은 보안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실제로 2016년, 중국 기업인 텐센트 보안 연구팀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을 해킹하여 원격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하거나 사이드미러를 접는 것을 시연하여 자율주행 차량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 중국과 기술 경쟁, 견제↑ 정부의 산업 육성에도 관심↑

그럼 시민들은 자율주행차와 관련돼 어떤 뉴스 기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을까요?

'자율 주행 핵심 기술이 국내 모 교수에 의해 중국에 넘어갔다'는 기사가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조선업, 반도체 등 전통적으로 한국이 우세한 산업은 물론 전기차 등 차세대 유망 산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의식한 탓일까요.

18일 서울 강남구 테슬라스토어에 테슬라가 판매하는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의 자동차 매매약관 중 5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게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신산업 육성 정책 비전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자율주행차 토대 마련 안이 포함된 한국판 뉴딜 관련 기사가 그 뒤를 이었고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로 대표되는 '미래차'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협력 관계 구축을 전망을 예측하는 기사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 가운데 미국이 화웨이 부품을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압박하여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중국 부품을 사용하여 5G 통신망을 구축하면, 여기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차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맥락입니다.

18일 서울 강남구 테슬라스토어에 테슬라가 판매하는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의 자동차 매매약관 중 5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게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반자율주행차 운전자들의 평가는 호감이 우세

완전 자율 주행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반자율 주행차 운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반자율 주행기능은 최근 출시하는 신차들 대부분이 탑재될 만큼 국내에 많이 보급되어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편하다는 반응이 압도적이고, 고속도로 주행과 교통 체증 시 더욱 유용하고 연비 효율성이 우수하고 승차감도 좋다는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아직은 차선 유지가 완전하지 못하고 옆 차로에서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이나 전방 차량 인식이 불안정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존재합니다.

테슬라의 사고 소식이 보도되면서 운전자 사이에서 불안감이 조성되는 한편 안전 운전을 독려하는 분위기도 확인 가능했습니다. 반 자율 주행이 아직은 운전보조 기능이기에 주행 시 운전자의 주의가 필수적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운전자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그야말로 초읽기에 다가섰습니다.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개발도 진행중이라니 시간여행이 가능해지는 미래 자동차가 등장했던 영화 '백 투더 퓨처(1987)'가 격세지감으로 다가옵니다.

추석연휴 귀성길에 꽉 막힌 도로 속에서 운전하는 아빠도 핸들을 놓지 못하는 신세에서 벗어나길 기대합니다. 차 안에서 낮잠도 자고, 책도 보고 여유로워질 수 있다면 명절 고속도로 정체도 그 나름대로 즐거워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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