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이재명, 드라이브 스루 집회 "권리, 자유"

입력 2020-09-23 20:39:26 수정 2020-09-23 21:43:34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차량 시위 모습. 5·18기념재단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차량 시위 모습. 5·18기념재단
2016년 11월 23일 농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를 단 트랙터를 몰고 있다. 이들은 당시 주말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촛불집회에 참석하고자 도로를 달렸다. 연합뉴스
2016년 11월 23일 농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를 단 트랙터를 몰고 있다. 이들은 당시 주말에 서울 광화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촛불집회에 참석하고자 도로를 달렸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에 포함된 10월 3일 개천절에 일부 보수 단체가 일명 '드라이브 스루 집회', 즉 차로 모여 차에서 내리지 않고 비대면으로 하는 집회를, 사실상 '차량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야당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원내대표와 여당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닮은 맥락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헌법'이 두 사람 발언의 공통 근거가 됐다. 이 둘은 법조인 출신(주호영 원내대표는 판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변호사)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매일신문DB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매일신문DB

▶개전철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두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역과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라고 밝혔다. 그는 "교통법규 위반, 방역 방해 등이 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막을 수 있느냐"고 설명했다.

같은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인터뷰에서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 정치적 표현이라면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차량시위 사례를 들면서 "집회 방식은 여러가지다. 감염 최소화 내지는 위험성이 없는 집회 방식이라면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가 주로 서울 도심에서 열릴 것을 감안, "수도 서울을 코로나19와 교통대란으로 마비시키겠다는 비이성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드라이브 스루 집회가 생경스러운 것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언론 보도로 이따금 전해진 차량 시위와 다르지 않다.

다만 과거에는 도로 위에 차와 사람이 뒤섞인 차량 시위가 가능했으나, 코로나19가 유행 중인 지금은 차에서 단 1명도 내리지 않고 비대면을 유지해야 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요구되는 게 차이인 셈.

지난 19일에는 전국에서 일종의 드라이브 스루 집회 '테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32개 도시에서 진행된 가운데 대구에서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구본부'가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여 동안 대구 주요 도로에서 차량 20여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했다.

'정치'에서 집회의 범위를 넓히면, 사흘 전인 20일에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시민들이 과천시민광장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시민들이 과천시민광장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시민들이 과천시민광장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일단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대해서도 기존 대면 집회에 적용되는 '10인 이상 집회 금지' 원칙을 감안키로 했다. 차량에 대해서는 10대 이상 집회 신고가 이뤄질 경우 금지 통고를 하고, 현장에서도 막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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