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회의, 팀원들 연락 제각각이라 소통 어려워
제작물 과제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대면 회의, 학교 등교 잦아
교수들 "학생들 고충 알지만 새로운 과제 형식 만들기는 어려워"
"담당 교수가 무작위로 조를 구성하기 때문에 얼굴도 잘 모르는 학생들과 초면에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맞대야 하죠. 어색하다 보니 다들 의견 내기를 머뭇거리고 주제를 정하는 데만 사흘이 걸렸어요."
대구의 한 대학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A(21) 씨. 평소 자신만만했던 '조별 과제'가 최근 유난히 어렵게 느껴진다고 했다. 온라인 화상채팅방에서 낯선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팀원들도 마찬가지인지 대화는 뚝뚝 끊기고 과제 진행 속도는 거북이 수준이다.
대학생들이 조별 과제인 '비대면 팀플(팀플레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속 가을학기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대면 모임이 어렵자 화상채팅 등 온라인 모임에 의존해야 하는 탓이다. 교수들도 조별 과제 이외의 대안이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학생들은 특정시간에 모이는 것조차 어렵다고 손을 내젓는다. 특히 눈치게임은 일상이 됐다. 적극적이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과제를 하게 돼 있다는 분위기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남대에 재학 중인 B(21) 씨는 "단체 대화방을 먼저 만드는 사람이 조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며 "적극적인 걸 티내면 사람들이 다 맡겨버리고 나 몰라라 해버릴 수도 있어 다들 중간만 하자는 생각으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했다.

제작물을 만들거나 대화가 많이 필요한 경우 직접 만나기도 한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보다 효율성을 택하는 셈이다. 대구대에 재학 중인 C(22) 씨는 "온라인으로는 설득도 어렵고 한 명이 책임지고 과제물을 만드는 식으로 흘러가게 돼 같이 만나서 하기로 했다"며 "스터디카페 등 밀폐된 실내 공간에 모인다는 게 무섭지만 차라리 빨리 과제를 끝내버리는 게 낫겠다 싶었다"고 했다.
정작 과제를 내는 교수들은 조별과제 외에 마땅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남대 한 교수는 "학생들의 고충이 많다는 걸 알지만 팀원과 함께 해야 부담이 덜 되는 과제가 상당수라 어쩔 수 없이 팀플을 진행한다"며 "비대면 수업 방식을 연구해보지만 일이 바빠 새로운 과제 형식을 만들어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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