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고용하는 회사 만들 것", '대박' 지압침대 만든 3H 정영재 대표

입력 2020-09-16 13:30:27 수정 2020-09-16 14:40:51

3H 정영재 대표가 휴머니즘(Humanism), 건강(Health), 행복(Happiness)의 의미를 담은 자사명 3H를 뜻하며 세 손가락을 펼쳐보이고 있다. 김윤기 기자
3H 정영재 대표가 휴머니즘(Humanism), 건강(Health), 행복(Happiness)의 의미를 담은 자사명 3H를 뜻하며 세 손가락을 펼쳐보이고 있다. 김윤기 기자

2014년 창업한 의료기기 제조판매사 '3H(쓰리에이치)'는 온열 및 지압기능을 장착한 '3H지압침대'를 내세워 대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 정영재 대표는 "사람들에게 건강과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1만명을 고용하는 게 꿈"이라는 남다른 목표를 밝혔다.

◆ 아파 본 사람이 만든 '대박' 지압침대

3H는 지난해 연매출 300억원을 훌쩍 넘긴 지역 의료기기업계의 '신성'이다. 대표제품은 온열 및 지압기능을 장착한 3H지압침대다. 이 침대는 유독 허리 건강의 중요성에 주목하던 정영재 대표를 만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정 대표는 "이 침대의 기초를 개발하던 지인이 돌아가시고, 뒤를 이을 가족이 없던 가운데 내가 특허권을 사들여 6년 전 후속 개발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 의료기기업계에 몸 담은 정 대표가 이 제품에 주목한 이유는 허리건강에 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 선수로 뛰면서 허리를 자주 다쳐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곤 했다. 정 대표는 "사람이 손으로 마사지하듯 수직으로 지압을 해주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제품을 통해 제대로 구현해냈다"고 밝혔다.

그렇게 2014년 출시된 3H지압침대는 세라믹 온열매트에 장착된 62개의 황동 지압봉이 매트에서 수직으로 올라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목부터 꼬리뼈까지 척추 18개의 경혈을 누르며 신체의 굴곡을 따라 지압을 하는 방식이다. 이는 마사지사가 허리를 눌러주는 방식과 매우 유사해 만족도가 높다.

정 대표는 "멀리 여행을 가거나 신체에 피로가 쌓이면 사람들이 마사지를 찾지 않느냐"며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마사지 샵은 다 있듯 마사지를 받으면 피로가 빨리 풀리는 건 사람들이 이미 다 안다"며 지압침대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제품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은 급상승 중이다. 2017년 107억원, 2018년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 337억원을 기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지압침대 효과 특출나, 과학적인 입증도

정 대표는 이런 '대박'을 충분히 예상했다고 한다.

그는 "이 침대는 뜨거운 원적외선 열을 가하면서 62개의 지압봉이 허리를 수직으로 눌러주기 때문에 뭉쳐있던 근육은 빠르게 풀리고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도 준다. 특히 척추관절은 개별 운동이 어려운데 지압봉이 오르내리면서 관절 하나하나에 '척추 분절운동'을 시켜주니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불편한 증상이 빨리 개선된다. 고객들도 효과를 빠르게 체감하는 편이고, 이후 주변에 권해주는 분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지압침대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강릉원주대 등과 3H 기업부설연구소가 함께 만든 관련 논문이 올해 한국산업정보학회의 하계학술대회 우수논문으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조합 자극 침대가 스트레스 이완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이 논문을 만든 실험에서는 3H지압침대와 같은 온열 및 지압마사지를 동시에 받은 30명의 뇌파를 관찰했다. 실험결과 실험 참가자들에게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하이베타파'는 감소하고 이완 상태일 때 나타나는 '세타파'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 대표는 "결과적으로 3H지압침대 사용으로 스트레스 이완의 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사용자들의 숙면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기업가 사명은 일자리 창출

정 대표의 목표를 묻자 매출 규모가 아닌 '1만명 고용'이란 답이 되돌아 왔다.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기업가의 사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기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기업인이 자기 기업을 키우지 못하면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해서 기업을 계속 성장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1만명에게 월급 주는 회사 만들고 싶고 지금도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직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고, 또 제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목표에도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다. 특히 최근 공사가 한창인 2공장이 준공되면 연매출 2천억원을 달성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2023년까지 500명 이상의 고용을 추가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성장세에 따라 우수한 R&D 인력도 많이 확보했다. 신제품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2,3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연구소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 중이다.

정 대표는 "3H는 현재 지압침대가 중심이지만, 앞으로는 건강과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다른 제품들도 많이 개발해 '토탈 케어'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세계인들의 어느 가정에나 3H 제품을 한 가지 이상 구비해 우리 회사가 인류 건강에 이바지하는 세상을 상상하곤 한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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