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씨의 군복무 시절 '특혜 휴가'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규정상 문제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 씨와 관련한 핵심 쟁점은 그의 휴가 연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에 '외압'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서 씨의 의료 및 병가기록 증발 경위 ▷추미애 의원실 보좌관이 해당 부대에 전화한 경위 ▷당직병과 서 씨의 통화 여부 ▷복귀하지 않은 서 씨를 휴가로 처리하라고 했다는 상급 부대 대위의 실체와 역할 등을 밝히면 된다. 하지만 국방부는 침묵하고 검찰 수사는 8개월 동안 지지부진했다.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군 관계자들의 증언과 야권의 공세가 이어졌다. 구체적 증언에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 검찰 개혁 기필코 완수"라는 엉뚱한 대답을 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정치 공작"이라고 했다.
이른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조국에 이어) 왜 법무부 장관만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까. 수구세력이 검찰 개혁을 거부하기 때문" "가짜 뉴스로 정치질하는 언론이 문제"라고 목청을 높인다.
조국 전 장관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이기에 개혁을 거부하는 검찰이 먼지떨이식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조국 전 장관이 기소된 것은 그에게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검찰의 부당한 수사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도 없는 사람을 털고 기소한 검찰을 때려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그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믿는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죄질이 나쁘다"는 말도 했다.
조 전 장관이 12개 혐의로 기소돼 있음에도 청와대는 "(검찰이) 야단법석을 떨더니 나온 것은 생쥐 한 마리"라며 별거 아니라고 했고, 지지자들은 "조국의 죄가 하나라도 있느냐?"고 핏대를 올린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건은 대통령비서실 조직이 총동원돼 대통령이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의 당선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여기에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당시 청와대 수석 등 13명이 기소돼 있다. 이게 박근혜 정부 사건이었다면 탄핵되었을 거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 사건은 공소 유지조차 될까 의심스럽다. 법무부는 8월 27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울산시장 선거 사건의 유무죄를 직접 다툴 주축 검사들을 국민권익위원회로 빼버리거나 지방 곳곳으로 흩어 놓았다.
어떤 사건에 대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면, 범죄사실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울산시장 선거 사건 수사를 담당하던 주축 검사들을 모두 빼버렸으니, 이 재판은 이제 신뢰하기 어렵다.
두 청년이 한창 씨름 중인데, 상대편 선수를 유치원 아이로 바꿔버린 격이다. 이처럼 수사를 방해하는 검찰 인사에 분노해야 상식적이지만, 대깨문들은 "추미애 장관 짱!!"이라며 환호작약한다.
문 정부와 여당 인사들은 사실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진영논리로 답하고, '명사와 동사'로 제기된 의혹을 '형용사와 부사'로 뭉갠다. 나아가 개혁이라는 '주술'로 검찰 인사권을 휘둘러 수사를 방해하고 실체를 가린다. 이 '주술'에 대깨문들은 "믿습니다!"를 외치며 사이비 피안의 세계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이 사람들에게는 팩트가 무의미하다. 오직 '믿음'만을 숭배할 뿐이다. 그 결과는 나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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