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편집이사 "장례업 종사자는 장인정신 필수"

입력 2020-09-13 15:20:39 수정 2020-09-13 17:34:39

李 한국상장례문화학회 편집이사 "죽음의 끝에서 새로운 죽음 의미 알게 돼"

이남우 한국상장례문화학회 편집이사가 고인의 영정사진에 부착하는 리본과 수시(收屍)에 사용하는 향탕수(香湯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이남우 한국상장례문화학회 편집이사가 고인의 영정사진에 부착하는 리본과 수시(收屍)에 사용하는 향탕수(香湯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죽음은 나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

12일 대구가톨릭대 장례지도사교육원에서 만난 이남우 한국상장례문화학회 편집이사는 "새로운 삶을 살며 10여 년간의 상장례 연구를 통해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는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가 죽음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삶을 사는 장례전문가이다. 그는 1997년 8월 14일 음주 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해 심하게 부상을 입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당시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부인도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는 "또 한 번의 생명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며 "평소 생각하지 않고 지냈던 죽음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갑작스러운 죽음과 이별의 슬픔을 맞이하는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현역 군인으로 생활하며 전역 후 장례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동국대 장례문화학과에서 기초부터 공부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2008년 예비역 소령으로 전역한 그는 군 생활 동안 마치지 못한 박사과정을 밟았다. 그는 후학 양성을 위해 동부산대 장례행정복지과 겸임교수로 활동해왔다. 이 이사는 "전역 후 군 관련 일보다는 죽음을 맞이해야 할 수많은 사람을 돕고 싶었다"며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장례 제도와 법규, 장사행정, 사회복지 등을 접목해 교육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학교가 폐교하면서 그는 부산과학기술대 장례행정복지과로 자리를 옮겨 교단에 다시 서게 됐다. 그는 "학교가 문을 닫아 더는 교육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며 "하지만 좋은 기회인 만큼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장례지도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이사는 현재 장례 학술 논문 검토부터 연구, 정부 용역 활동까지 장례 문화와 관련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국내 활동뿐만 아니라 해외를 다니며 연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편집이사는 "중국, 일본, 대만, 태국, 홍콩,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를 다니며 장례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며 "동서양을 막론 하고 생을 마감한 분들에 대한 존엄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취업난으로 인해 장례지도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자 그에 따라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단순히 돈만 밝히는 사람들이 많아져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며 "장례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장인정신이 필수적이며, 대충 학원을 통해 자격증을 산다는 생각이 아닌 인간의 존엄을 다루는 고위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는 직접 학생 발굴에 나서기도 한다. 그는 "최근에는 학생 절벽 시대에 진정성있는 학생들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대화를 통해 의사를 묻기도 한다"며 "이같은 노력이 한국 장례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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