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국책사업' 줄줄이 연기…구미시 "속탄다"

입력 2020-09-13 18:04:32 수정 2020-09-13 20:29:41

정부 사업 잇단 늑장 곳곳서 비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구미형 일자리 내년 착공
노후 공단→신산업 육성 '스마트산단' 조성도 늑장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정부가 경북 구미시에 약속한 각종 국책사업이 지지부진하다.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는 당초 9월 착공에서 내년으로 미뤄졌고, 조(兆) 단위 예산이 투입되는 스마트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속도가 너무 늦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구미시에 따르면 구미형 일자리로 추진하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은 지난해 7월 투자협약 당시 이달 중 착공하기로 했으나 내년으로 연기됐다. 당초 LG화학이 단독으로 5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최근 합작법인 설립으로 계획을 수정했기 때문이라고 구미시는 설명했다.

구미 5산단 내 6만여㎡ 부지에 계획했던 공장 입지 역시 전용단지에서 임대용지로 바뀔 수도 있다.

구미시 측은 "코로나19에다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다소 착공 시기가 늦어지고 있을 뿐 기존 투자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구미 스마트산단 조성사업 또한 국비 지원 늑장 등으로 뚜렷한 실행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구미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재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구미 스마트산단 사업단이 지난 2월 출범해 반년이 지나도록 예산 확보 실적은 저조하고 사업 실행은 지지부진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사업단은 자치단체장과의 소통과 교감마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미 스마트산단사업단이 올해 확보한 국비는 105억원, 내년 예산 반영 규모는 14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국비(2천990억원)·지방비(2천560억원)·민간자본 등 모두 1조49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사업 영역은 ▷스마트 제조혁신 산단 ▷청년친화형 행복산단 ▷미래 신산업 선도산단 조성 등이다. 사업 기대효과는 생산유발효과 2조96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6천679억원, 고용 유발효과 6천301명이다.

구미지역 경제계 인사들은 "지난해 정부가 구미에 메머드급 국책사업을 잇따라 진행한다고 홍보해 지역경제 부흥 기대감을 갖게 했으나 지금은 실망감만 커졌다"며 "국비 등 예산을 빠르게 지원해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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