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으로 부동산 투자?…'소액·소수점' 투자 뜬다

입력 2020-09-13 14:56:11 수정 2020-09-13 20:51:57

종잣돈 없는 젊은층·주식 초보자라면…1천원 단위 해외주식 인기
커피숍 포인트로도 곧 거래…국내 주식 내년부터 소액 가능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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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 차곡차곡 모아서는 평생 제대로 된 집 한칸 마련하기 어려운 시대다보니 어쩔수 없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재테크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세상이다.

특히 지난 3월 11년 만의 대폭락장 이후에는 너도나도 주식에 속속 뛰어들면서 '주린이'(주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가 넘쳐난다. 세대를 막론하고 만났다하면 꺼내는 가장 뜨거운 화제가 주식일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속 타는 이들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놓고 있자니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들지만 그렇다고 막상 재테크에 적극 뛰어들기에는 모아놓은 종잣돈이 턱없이 부족한 밀레니얼 세대다.

이럴 때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은 해법이 되지 못한다. 가장 좋은 것은 내 경제 생활에 타격을 주지 않을 만큼의 여윳돈으로 기업의 장래 성장 가능성과 현재 재무상태등을 꼼꼼히 따져가며 '투기'가 아닌 '소액투자'를 해보면 어떨까.

◆내겐 너무 부담스러운 저세상 주가

사회 초년병인 A(28)씨는 아직 직접 투자에 뛰어들진 못했지만 남몰래 주식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종잣돈이 없어 엄두를 내기 힘들지만, 시장의 유동성이 넘쳐나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쳤다간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기본적인 종목분석과 투자 요령을 미리 알아놓기 위해서다.

A씨는 "요즘은 선후배나 친구들을 만나도 다들 주식 아니면 부동산 이야기 뿐이라 대화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투자 지식은 필수"라며 "빨리 종잣돈을 마련해 우량주 중심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싶지만 관심가는 대장주들은 너무 가격이 비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인 테슬라는 주당 가격은 지난 10일 종가 기준 372.72달러(약 44만2천400원)에 달한다.

그나마 5분의 1로 액면분할이 된데다 최근 가격 조정을 거친 덕분에 이 정도 가격에라도 매입할 수 있는 것이다. 8월말까지만 해도 '이천슬라'(약 237만원)라고 불릴 정도로 한주 사기도 쉽지 않은 고가의 주식이었다.

또 다른 인기주인 아마존 주식은 370만원선, 구글(알파벳A)은 180만원선, 엔비디아(NVDA)는 57만 7천원 선으로 상당히 비싸다.

국내 증시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재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인 LG생활건강의 경우 150만원을 넘어섰다. 바이오 업종의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6만원, 2차 전지(배터리) 대장주 LG화학은 최근 가격이 하락하면서 내려앉은 가격이 70만원 선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뛰어든 '주린이'들은 안정성 높은 우량주 선호 경향이 강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워낙 부담스러운 가격이다보니 수십번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전한 투자 입문 원한다면 소액투자로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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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규모가 적고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초보투자자라면 '소액·소수점 투자'가 좋다.

1천230만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0.0001개로 쪼개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최근에는 핀테크 발달로 국내외 주식이나 부동산까지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천원 혹은 0.01주 단위로 구매할 수 있어 부담이 없고, '카페라떼 효과'처럼 매일 혹은 매주 분산투자를 반복하면서 복리의 마법을 누릴수도 있다.

더구나 주식은 마냥 머리로만 공부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보니 적은 금액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해 볼수 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3일 1천원 단위의 소액으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미니스탁'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는 달러로 환전한 뒤 한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지만 소액거래를 이용하면 별도의 환전 없이 1천원 단위로 주문 가능하다.

이미 2018년 말부터 0.01주 단위 소수점매매를 선보인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미국주식으로 월세 만들기'나 '1등주 골라담기' 등 미국주식콘텐츠도 제공 중이다. 조만간 커피숍 등에서 쌓은 마일리지나 캐쉬백, 포인트로 해외주식에 소액투자하는 '스탁백'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국내 주식 역시 소수단위 매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외주식과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4분기 내에 규재정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부동산이나 예술품 등 실물자산도 소액 투자 가능하다.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플랫폼 서비스인 '카사코리아'가 대표적으로, 부동산 자체를 지분 형태로 쪼개 디지털화한 자산유동화증권(DABS)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이 최소 5천원 부터 거래할 수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소액투자가 확대될수록 젊은 개인투자 고객이 늘어나면서 고객 확대는 물론이고 개인들의 우량주 장기투자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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